“내수·수출 침체에 하반기 경기회복 안될 수도”

현대경제硏, 보고서 발표…“3분기 불황국면, 상저하저 가능성”

2024-09-03     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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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최근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침체하면서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상저하고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 절실’에 따르면 지난 2분기의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0.6%를 기록했다. 민간소비(-0.1%), 건설투자(-0.3%), 설비투자(-0.2%), 수출(-1.8%) 등 수요 부문이 모두 감소폭을 보였다. 지난 7월에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3.2% 감소하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020년 7월(-4.6%) 이후 가장 큰 폭을 보였다. 수출은 대(對)중국 반도체 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 큰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중국 전체 품목 수출 실적은 전년동월 대비 19.9%나 감소하며 1년 3개월 연속 줄었다. 이 중 반도체 품목의 지난달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6%나 줄었다. 2020년 8월 이후 1년 1개월째 역성장 중이다. 지난 2분기 부문별 수요가 모두 줄었음에도 성장률이 양수로 나타난 것은 수입 감소폭(-4.2%)이 커 수요 감소폭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또한 경기 흐름의 지표인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올해 들어 6월부터 하락세에 다시 접어든 점을 미뤄 경기 ‘바닥’이 더 아래에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도소매 판매·생산·출하 등 경기 관련 개별지표를 종합한 ‘동행종합지수’에서 경기와 상관없이 경제 성장으로 인한 증가 추세 요인을 제거한 수치다. 경기 국면과 전환점을 파악하는데 쓰이며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불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수치는 지난 1월 99.3을 기록한 후 5월까지 상승했지만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경기 저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올 3분기 한국 경제도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국·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동시에, 고물가 추세로 인해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당초 점쳐졌던 하반기 경기 회복이 어려워지며 L자형의 장기 침체 시나리오인 이른바 ‘상저하저’가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지표상 상저하고는 가능하다”면서도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