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韓·中관계 쏠린 시선… ‘낙관vs비관’ 팽팽

‘큰 손’ 중국 단체관광 빗장 풀리자…항공편 증대 등 ‘유커’ 맞이 분주 중국 내수 부진‧궈차오 등 하방요인에…중장기 수익 안정화까진 미지수

2024-09-04     김민주 기자
제주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바라보는 산업계의 시선이 갈리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10일 3차 자국민 단체관광 허용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면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이 풀리고, 한중 국제여객선도 3년 7개월 만에 운항이 재개했다. 그간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진행에 따른 보복의 하나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해왔다. 바잉 파워가 막대한 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의 이탈로 몸살을 앓아왔던 유통업계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색된 한·중 관계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는 곧 중국향 수익성을 제고할 기회로 해석되며, 업황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동시에 한중관계 물꼬가 트여도, 국내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확률은 미미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섣부른 기대보다 정확한 상황을 인식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은 수출·제조·고용 상황 전반이 악화돼 자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중국은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만큼, 인근 아시아 시장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 악영향이 우려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단체관광객 재유입을 둔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희망론엔 엔데믹과 맞물린 ‘큰 손’ 유커의 가시적인 객수 증가세가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03만2000여명으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중국인 관광객만 22만5000여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관광업계는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계기로 단체관광객이 대규모로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국 방한객을 상반기 3배 규모인 15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전자비자 발급수수료를 연말까지 한시 면제하고 한국-중국 항공 노선을 증편하는 등 대책을 시행한다. 현재 한국과 중국 간 항공편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62% 수준까지 회복됐다. 중국 내수 부진 등의 하방 요인도 존재해, 유커 재유입에 따른 호재는 미미할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최근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진입하며,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을 축소시키고 있다. 중국의 경기 반등 무산으로 인한 영향이 미국 등 주요국으로 파급될 시 성장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비 각각 0.3%, 4.4%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나란히 뒷걸음질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으로 성장세가 추가 약화되는 경우, 올해 1.2∼1.3% 성장에 이어 내년에도 1.9∼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가 악화될수록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엔 젊은 층을 필두로 ‘궈차오(國潮, 중국인들의 애국 소비 성향)’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시장 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가 중국 1981~2010년 세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9.6%가 애국소비를 적극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제조기반 및 합작법인, 글로벌 메인 타깃 등이 중국에 집중됐던 패션‧뷰티업계 등은 한중관계 경색에 따른 수익 부진을 겪었고 그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중국 단체관광객 재개는 업계에게 호재가 분명하지만, 중장기적 수익 안정화까지 이어질진 미지수이며, 한류를 기반으로 한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하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