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상승률, 과실 물가 급등에 3.4%…석 달 만에 3%대

5일 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폭염·폭우 등 영향으로 농산물 5.4%↑ "8월 물가,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

2024-09-05     염재인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8월 소비자물가가 폭염·폭우 등 영향으로 과일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석 달 만에 다시 3%대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8월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변동이라는 분석이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올해 4월 3.7%를 기록한 뒤로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전달(2.3%)과 비교해서는 1.1%포인트(p) 껑충 뛰었다. 2000년 9월(1.1%p) 이후 최대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에 이어 4월(3.7%), 5월(3.3%)에는 3%대까지 둔화세를 보였다. 6월(2.7%)과 7월(2.3%)부터는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됐지만, 석 잘 만에 3%대로 재진입했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이 1년 전보다 5.4% 뛰면서 전체 물가를 0.26%p 끌어올렸다. 특히 과실 물가가 1년 전보다 무려 13.1% 상승했다.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폭 오름세다. 품목별로는 사과(30.5%), 복숭아(23.8%)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채소류는 작년 폭염에 따른 높은 물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1% 하락했다. 다만 전달과 비교하면 16.5% 올랐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11.0% 내렸다. 7월까지 계속된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전달(-25.9%)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하락 폭 둔화가 이달 3%대 재진입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은 21.1% 오르며 전달과 같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전기료(25%), 도시가스(21.4%) 등이다.
소비자물가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농산물값 상승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9% 뛰었다. 전월(1.8%) 상승률보다는 2%p 이상 높아졌다. 상승 폭은 지난 3월(4.4%) 이후 가장 컸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이는 지난 3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달과 마찬가지로 3.3%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여전히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서비스 물가는 3.0% 올랐고 이중 개인 서비스는 4.3% 뛰었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2022년 2월 4.3%를 기록한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식 물가는 5.3% 올라 2021년 12월 4.8%를 기록한 뒤로 가장 낮았다. 이 밖에 공업제품은 2.6% 상승률을 보였다. 유아동복(13.7%)과 티셔츠(14.3%) 등 의류 물가가 강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근원물가로 볼 수 있는 두 지수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8월 물가가 기조적 물가 흐름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