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조원’ 식자재 유통 시장, 선두 쟁탈전 격화
기업형 B2B 식자재 유통 진입 확대…급식‧가공‧외식업과 시너지 창출 대규모 물류시스템‧안전관리 체계화, 자체 플랫폼 구축 등 경쟁력 고삐
2023-09-05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B2B(기업간 거래) 식자재 유통시장 물밑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KFDA)는 2020년 55조원을 돌파한 B2B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가 2025년 6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간 식자재 유통 분야는 중소·영세업체가 독점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형 식품‧급식업체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단체급식‧식품가공‧외식 사업과 시너지 창출에도 용이하단 계산에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급식업체들은 다양한 품목들의 품질 유지를 위한 물류 시스템, 안전관리 등 체계적인 사업역량을 필두로 빠르게 식자재 유통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워홈은 식재 주문 플랫폼 ‘밥트너’를 론칭, ‘큐레이션’ 경쟁력을 강화했다. 밥트너는 외식 창업자나 소규모 식당 운영자 등 외식 자영업자 대상 계절, 식당 규모, 메뉴 등 조건에 적합한 간소화 식재를 추천하고 맞춤형 식단과 레시피를 함께 안내한다. 식재 거래 계약 없이, 모바일을 통해 식재 추천부터 원가 비교, 주문 관리, 조리 솔루션 안내까지 간편하게 해결 가능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도 모바일 식자재 관리 시스템을 도입, 식자재 관리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현대그린푸드의 통합 식자재 모바일 관리 시스템 ‘H-FIFO’를 통해 전국 550여 단체급식 사업장과 250여 외식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식자재의 입고·검수·재고관리 등 전 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할 수 있다. 직접 수기 장부에 작성해야 했던 식자재의 포장상태·품질상태·배송온도·소비기한 등을 ‘식재료 검수일지 간편 작성’ 기능을 통해 간편화했다. 이를 통해 일평균 1시간 40분 이상 소요시간을 최대 50%가량 줄였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식자재유통 사업 매출이 전년 비 16% 성장하며 1조원을 돌파했다. 전처리나 복잡한 레시피 없이 한 팩에 담긴 음식을 가열만 하면 적은 인력으로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국탕찌개류 중심의 ‘원팩솔루션(OPS)’, 고령화 트렌드를 반영해 전문 제조사와 함께 개발한 ‘케어푸드’ 등을 통해 식자재 유통 부문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왔다. 식자재 유통사업 고객사를 대상으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360솔루션’도 도입, 고객사 가맹점 확대를 꾀하며 식자재 공급액은 32% 증가했다. 동원홈푸드는 최근 자체 식자재 유통 전문 브랜드 ‘비셰프(be chef.)’의 상품 카테고리를 적극 확대하고, 디지털화하며 ‘식자재 솔루션 파트너’로 기업 정체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엔 브랜드 통합이미지와 슬로건을 리뉴얼하는 등 브랜드 가치 전반을 재정립하기도 했다. 쿠팡 등 주요 온라인몰에 ‘비셰프’ PB 상품의 유통을 확대하는 한편, 7000여개 고객사를 보유한 식자재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에도 입점해 식자재 주문부터 배송에 이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PC그룹 계열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SPC GFS는 지난해 B2B 식자재 유통 플랫폼 ’온일장’을 론칭했다. 각 지역 식자재 마트와 외식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연결해주는 업소용 식자재 온라인 커머스다. 판매자인 식자재 마트를 대신해 광고, 프로모션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며, 고객 문의 및 상담 등 CS 업무도 수행하는 등 단순 식자재 유통에서 나아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해 들어선 서울 및 수도권으로 지역을 확대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론칭 1년여 만에 등록 업체 6000여개, 누적 방문자 수 63만명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형 식자재 유통의 장점은 투명한 유통 과정과 품질 보증, 전 처리 과정의 체계화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대형 물류센터 및 전국적 인프라망, 식음사업 운영을 통해 축적한 대용량 식자재 공급 역량 등을 무기로, 식품 안전성과 업무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식자재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