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구 칼럼] '정전 70주년' 평화경제특구법 통과…접경도시 발전 기대
2024-09-07 매일일보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일부 대원들은 최근 강원도 철원군에서 운영하는 'DMZ평화문화광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제2땅굴부터 평화전망대까지 안보 광장을 둘러보며 남북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꼈다고 한다. 대원들은 한국이 가진 전쟁의 아픔과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뜻깊었다며 DMZ 방문 소감을 전했다.
북한과 마주한 접경지역 도시들의 군사·안보적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이곳 도시들은 군사시설 보호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여러 규제를 감내해왔다. 문화시설을 늘리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정주여건 개선 사업에 제약을 받은 것이다. 일자리가 부족해지자 접경지역의 청년들은 도시를 떠났다.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으로 설치된 비무장지대에 인접한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북부, 강원특별자치도 일부 시군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소외된 군사도시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5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평화경제특별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평화경제특구법)'은 시기적으로, 정책적으로도 상징성이 있다. 지난 2006년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개성공단에 상응하는 경제특구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17년의 시간이 흘렀다. 평화경제특구법은 접경도시에 '평화경제특별구역'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주요 뼈대로 한다. 해당 지역의 시도지사가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요청하면, 평화경제특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통일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동으로 평화경제특구를 지정한다.
산업단지와 관광특구, 연구개발단지 등 다양한 개발 가능성이 열리면서 접경도시들은 특구 유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평화경제특구법은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접경지역의 경제를 발전시킴으로써 지역 간 균형 있는 발전에 도움을 주는 법이다. 지난 2015년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통일경제특구 유치 효과 분석 자료는 이를 뒷받침한다. 경기 북부지역에 330만 제곱미터 규모의 경제특구를 조성할 때 생산유발효과 6조원, 고용 창출 효과 5만4000명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경기연구원은 분석했다. 평화경제특구로 지정되면 개발사업시행자는 토지 사용의 지원을 받고 지방세와 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그 뿐만 아니라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운영자금 지원과 임대료 감면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평화경제특구법이 통과되면서 접경도시의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평화경제특구 대상지역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경기도 파주시·연천군,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양구군·인제군 등 10곳이 넘으며 2025년 평화경제특구가 지정될 예정이다. 70년 넘게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접경도시들이 평화경제특구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길 기대한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는 공생과 상생의 지방시대를 위한 접경도시의 발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