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재명 '단식 투쟁' 놓고 파열음 지속…계파 갈등 비화되나
비명 "여론 냉소적…단식 중단해야" 친명 "독재 정권 맞선 마지막 방법"
2023-09-06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윤석열 정부의 대국민 사과 요구' 무기한 단식을 놓고 민주당 내 파열음이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이 대표를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단식 중단 여부를 놓고 계파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단식 7일차를 맞은 이 대표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단식이 민주당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이다.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께 감히 말씀드린다"며 "여론이 매우 냉소적이고 국민들께서 걱정이 많으시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단식을 응원하고 부추기는 주위 분들의 언동을 보면 아예 절망"이라며 "나아가는 것도 용기이겠지만 멈추고 뒤로 물러서는 것도 때로는 더 큰 용기"라며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현재 여당이 검찰 조사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대표가 '방탄 단식'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돼 보인다. 이 대표의 단식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동시에 주장하고 있어, 단식에 대한 진정성이 국민에 닿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와 검찰은 일정 조율을 놓고 계속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6일 수원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측 변호인은 12일 피의자 조사를 받겠다는 통보를 했으나, 검찰은 이를 거절했다. 앞서 이 대표가 2회 불출석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며 늦더라도 7~9일 사이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위해 지난달 30일과 지난 4일에도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4일 "단식을 하느냐 마느냐, 단식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는 개인 자유의 문제지만 그게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이 대표의 단식이 수사 면피용이라면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 공감 목소리 역시 높다. 6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이 대표가 참석하자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오늘 힘도 없고 기운도 없을텐데 국방위에 참가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해 "국방위가 아닌 민주당 의총에서 해야 할 말"이라는 여당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우원식 의원도 지난 5일 자신의 SNS에서 "민주당은 역사 이래 독재정권에 맞서 목숨을 건 단식이라는 마지막 방법으로 국민에게 우리의 의지를 알려 왔다"며 이 대표를 옹호하고, 이상민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절박한 마음으로 단식 6일째를 맞는 당대표에게 할 말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단식 동참 움직임 및 격려 방문 등도 활발하다. '친명'으로 꼽히는 정청래·박찬대·서영교 의원 등은 하루씩 돌아가며 동조단식을 진행했고, 지난 4일 이해찬 당 상임고문을 비롯해 6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 원로들 역시 국회 앞 단식 농성장을 방문해 이 대표를 격려했다. 또한 엄태준 이천 지역위원장, 이우일 용인갑 지역위원장 등 지역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원외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무기한 동조 단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