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홍범도·윤미향發 '이념 전쟁' 확대 조짐…'제소' vs '탄핵론'
국힘, 윤 의원 '조총련 행사' 참석에 전방위 공세 민주, 소속 의원들 이어 이재명 대표도 '탄핵론'
2023-09-0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행사 참석 논란이 여야 간 '이념 전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여당은 윤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데 이어, '대북 접촉' 처벌 입법에 나섰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 여당과 보수성향 단체를 중심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관련 고발 등 공세를 이어가면서 이념 논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친윤석열)계 초선인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법한 대북 접촉과 관련해 처벌하는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현행법에 따라 통일부에 신고 없이 '북한 주민'(정권 인사·단체 등도 해당)과 접촉해 남북교류·협력, 국가안전보장 등을 해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대북 접촉' 관련 입법 추진은 최근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 윤 의원에 대한 여당 공세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조총련이 주최한 관동대지진 100주년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여당은 당시 고덕우 조총련 도쿄본부 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남조선 괴뢰도당'으로 지칭한 것에 침묵으로 대응했다며 윤 의원을 비판했다. 여당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날 오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은 헌법 위반이자 국회법이 정한 의원으로서 직무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여당은 윤리위가 조속히 윤 의원을 제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조총련을 포함해 100여개 단체가 진행한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헌화만 했을 뿐 현행법 위반은 없었다며 반발했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었던 윤 의원 제명과 관련해 야당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에 대한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이 아닌 만큼 당 차원의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야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으로 불거진 정부·여당의 이념 공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 국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반국가행위에 대해 정치 진영에 관계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야 간 갈등은 확대됐다. 윤 대통령이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하자 민주당은 '탄핵'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윤 정부를 상대로 단식 농성에 이재명 대표도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민 의원도 지난달 24일 "민주당은 다수 야당이다. 그에 맞는 투쟁 방식을 취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은 그 정점에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설훈 의원의 경우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기도 했다.여야 간 '이념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여당과 보수성향 단체를 중심으로 윤 의원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보수성향 단체인 엄마부대 등은 지난 4일 윤 의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종배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은 지난 5일 윤 의원을 국가보안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수사당국은 고발장 검토를 마친 뒤 고발인 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