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 손 1만명 서울 방문”…유통街, ‘아트 마케팅’ 총력

‘프리즈‧키아프’ 개최…백화점‧호텔‧레스토랑 ‘아트슈머’ 특수 프리즈 서울 찾는 ‘큰손고객’ 주목…상당수 VIP 고객과 겹쳐

2023-09-07     강소슬 기자
유통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가 서울에서 동시 개막했다.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울에서 열린다. 

유통업계는 서울로 몰려드는 전 세계 VIP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아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는 미술 박람회를 찾는 관객이 백화점·호텔·명품 업체들의 큰손고객과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미술업계는 올해 프리즈 서울의 해외 방문객만 1만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오는 20일까지 미술박람회 프리즈 서울과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KIAF)가 열린다. 작년 두 박람회가 열렸던 나흘간 관람객 7만명이 몰렸고, 65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거래된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3000억원대에 머무르던 국내 미술시장 규모를 1조원대로 확장시킨 견인차가 됐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을 전후해 세계 컬렉터, 명사 등 해외 방문객 8000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의 비즈니스 미팅으로 인근 호텔·식당·백화점까지 매출이 늘어나는 경제 효과가 생겨났다. 실제로 작년 미술 박람회 전시장이었던 코엑스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늘기도 했다.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는 가고시안과 하우저앤워스 등 세계 최정상급 갤러리를 비롯해 지난해보다 10여곳 늘어난 120여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디 갤러리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 가고시안은 백남준, 그레이 갤러리는 데이비드 호크니, 스테판 옹핀 파인아트는 세잔·피카소·마티스 등 거장의 작품을 선보인다. 하우저앤워스는 필립 거스턴의 1978년작 회화를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소개한다.

올해는 홍콩의 부동산 재벌이자 미술시장 큰손으로 불리는 에이드리언 청 홍콩 뉴월드개발 회장 등 자금력이 있는 VIP들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로 꼽히는 스위스의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세계 최고 현대미술 갤러리인 영국 페이스의 마크 글림처 대표 등이 서울을 찾았다.

올해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광화문 포시즌스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 잠실 시그니엘 서울을 비롯한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은 몇 달 전부터 9월 초·중순 숙박 예약이 꽉 찼다. 특히 잠실 시그니엘 서울 숙박을 프리즈 행사 VIP 입장권과 결합한 상품은 행사 첫날과 둘째 날 표가 모두 팔렸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 2023’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전시 현장에서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세계 라운지’를 운영해 VIP 고객들을 맞는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도 라운지를 마련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오는 24일까지 명동점 아이코닉 존에서 백남준아트센터와 함께 미디어아트 전시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월까지 ‘보통의 우리에게’라는 가을 테마로 앤디 리멘터·아방·카아민 등 세 명의 작가들이 일상 속 아름다움을 표현한 예술작품을 바탕으로 백화점을 꾸민다. 롯데마트는 9일까지 서울 송파점 2층 특별 전시장에서 ‘아트 인 롯데마트(Art in LotteMart)-미술 슈퍼마켓’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갤러리H’에서 김환기·박서보 등 한국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 전시를 연다. 갤러리H는 1985년부터 현대백화점이 운영 중인 점포 내 갤러리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오설록은 프리즈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각지에서 방문한 고객들에게 한국의 차 문화를 알린다. ‘쉐이크쉑’과 ‘에그슬럿’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SPC도 올해 아트페어 행사에 대비해 주요 식자재 주문을 1.5~2배씩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