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韓 경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中 경제 불안·고유가 영향"

7일 한국개발연구원 '9월 경제동향' 발표 '경기부진 완화' 빠지고 '불확실성' 강조

2024-09-07     염재인 기자
부산항에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에 대해 최근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오히려 확대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경기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지난달 분석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KDI는 중국 경기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 여파가 향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두 달 연속 경기 회복 흐름을 강조한 평가에서 한발 물러서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것이다.  앞서 KDI는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제동향에서는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서 후퇴했다.  9월 동향에서 '경기'라는 문구가 빠진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KDI는 "중국경제는 부동산 기업의 금융불안, 부동산투자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최근 부동산기업 금융 불안, 부동산투자 부진 등 중국 내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등 외부 요인이 우리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나라 수출의 경우 부진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전체 수출이 -8.4% 증가율을 보이면서 전월(-16.4%)보다 감소 폭이 크게 축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5월(-18.7%), 6월(-15.8%), 7월(-14.8%) 등으로 감소 폭이 줄고 있다.  8월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20.6%)도 전월(-36.6%)에 비해 감소 폭이 축소됐다. 수출 부진은 일시적 요인이 많아 부진 요소가 있고 지표상으로 안 좋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걸 걷어내고 보면 부진이 완화하는 흐름이라는 게 KDI 설명이다.  반면 7월 전(全)산업생산은 기상 악화, 반도체 출하의 계절성 등 일시적 요인에 따라 전월(0.7%)보다 낮은 -1.4%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 소매판매(-3.2%)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심리지수(103.1)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소비 심리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줄며 감소 폭이 확대된 설비투자(-11.0%)는 낮은 제조업 평균가동률(70.2%), 관련 선행지표 등을 근거로 부진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건설투자도 건설수주(-55.3%), 주택착공(-71.67%) 등 선행지표가 좋지 않아 앞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노동시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업 중심으로 높은 고용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3.4%)이 높아졌으나, 근원물가 상승률(3.3%)이 전달과 같고 서비스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된 점 등을 근거로 상승세 둔화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고 봤다. 이 밖에 부동산 시장은 주택 인허가와 주택 착공이 크게 줄면서 앞으로 주택 공급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