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인니 배터리 합작공장 방문 “동남아 공략 박차”
현장 임직원과 현지 전동화 전략 논의
2023-09-08 최동훈 기자
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주요 공략 거점으로 삼은 인도네시아의 사업장을 점검하고 현장 임직원과 전동화 전략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7일(현지시간)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방문하고 현대차 아세안권역본부 임직원들과 현지 전동화 전략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재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와 연계해 한국 기업인 자격으로 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이다. 이번 사업장 방문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 등 양국 정재계 인사가 참석한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앞서 이뤄진 일정이다.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외교 안보 분야 전략적 공조 강화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 설립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Hyundai LG Indonesia Green Power)’를 방문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1년 9월 열린 착공식에 온라인 화상으로 참석한 후 이번에 처음 현장을 방문했다.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HLI그린파워는 지난 6월 완공됐고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부터 배터리셀을 양산한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비롯 향후 출시될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배터리셀 시제품이 생산되는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을 차례로 둘러보고 각 공정별 세부 사항을 면밀히 살폈다. 또한 현대차 아세안권역본부 임직원들과 함께 전기차 생산 및 판매계획을 비롯 현지 전동화 생태계 구축 전략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세계 4위 인구 국가이자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및 채굴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지역 ‘전동화 톱티어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HLI그린파워에서 배터리셀을 양산하면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춘 제조사로 자리잡는다.
앞서 지난 3월부터 현지 공장에서 본격 양산 중인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가 인기를 끌며 현대차를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1위 업체로 발돋움시켰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현지 충전 인프라를 확대해 전기차 관련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5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최대 유통기업인 ‘리뽀몰 인도네시아(Lippo Malls Indonesia)’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향후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원자재 조달, 배터리 및 완성차 생산, 충전 시스템 확대, 배터리 재활용을 포괄하는 현지 전기차 에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인도네시아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아세안 국가들에 무관세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현지에서 가동중인 공장이 이 같은 무역협정의 수혜를 누릴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발효된 점은 양국의 자동차 분야 경제 협력을 더욱 활성화 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생산을 위한 철강 제품과 주요 자동차 부품 등을 무관세 또는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들보다 낮은 세율로 인도네시아에 수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대표적 한국 기업으로서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경제 교류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며 “또한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