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싱가포르서 DNV·ABS 친환경·탄소 중립 기술력 인증 획득
한화파워시스템의 배기 가스 열회수 sCO2 발전 시스템 적용
2023-09-08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한화오션이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가스텍 2023'에서 해외 주요 선급으로부터 친환경 기술에 대한 다양한 인증을 획득하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과시했다.
한화오션은 가스 관련 분야 세계 최대 전시회인 '가스텍(GASTECH) 2023'에 참여해 노르웨이 선급인 DNV와 미국 선급인 ABS로부터 친환경 기술과 무탄소 선박에 대한 기술을 승인받는 등 다양한 성과를 올렸다고 8일 밝혔다. 한화오션은 DNV으로부터 7만㎥급 초대형 액화 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에 적용되는 화물창에 대한 기본 승인을 획득함과 동시에 국내 조선소 최초로 선박 수중 방사 소음 측정 기관으로 인증받았다. 또한 미국 선급인 ABS로부터 탄소 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대형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가스 터빈을 탑재한 LNG 운반선의 기본 인증(AIP, 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했다. 이번에 기본 승인을 획득한 LCO2 운반선 화물창은 적재 중량을 높이기 위해 한화오션의 특허 기술인 '수직 비대칭 구조(Bi-Lobe Type)'를 적용했다. 이 화물 탱크는 액화 이산화탄소 적재량을 기존 실린더 구조 탱크 대비 50% 가량 늘려 운송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여기서 더 나아가 다양한 크기의 액화이산화탄소 화물창 개발을 위한 강재 개발과 선주의 운용 효율 최적화를 위한 선박 디자인 개발도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 최초로 선박 수중 방사 소음 측정이 가능한 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는 한화오션 실험장에서 측정을 하면 선급에서 인증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화오션의 기술력이 압도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수중 방사 소음을 수중 생물 생태에 영향을 주는 오염원으로 규정하고 최근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IMO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선급 협회는 선박 수중 방사 소음의 측정·분석 방법을 규격화하고 선박에 등급을 부여하는 선급 부호와 지침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이미 지난 2014년 조선사 최초로 특수선용 수중 방사 소음 계측 시스템을 국산화한데 이어 2020년 상선용 계측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특히 2021년부터는 DNV와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 조선사 최초로 원거리와 근거리 모두에서 수중 방사 소음 계측과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에 대한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번 ABS로부터 인증을 받은 LNG 운반선은 암모니아를 연료로 한 가스 터빈에서 전기를 얻어 추진하는 시스템이 적용된 17만4000㎥급 선박이다. 이 가스 터빈은 운항 환경에 따라 암모니아와 천연 가스를 각각 또는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암모니아만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탄소 가스는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이번 인증 획득으로 조선업계의 무탄소 추진 시스템 경쟁에서 크게 한 발 앞서게 됐다는 평가다. 암모니아와 천연가스를 혼합해서 사용할 경우에도 선내 화물창에서 발생하는 자연 기화 천연 가스(BOG, Boil-off gas)를 모두 연료로 사용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더라도 연소되지 않고 배출되는 메탄의 양도 기존 엔진 중 메탄을 가장 적게 배출하는 엔진 대비 획기적으로 줄였다. 디젤 엔진보다 크기가 작은 가스터빈을 적용해 선박 길이 변경 없이 암모니아 연료 탱크와 공급 시스템을 배치한 것 역시 장점이다. 한화오션 측은 이번 인증 획득 이전에 전반적인 설비의 안전성 검토(HAZID)까지 완료했다. 전기 추진 시스템의 핵심인 가스 터빈은 한화파워시스템의 작품이다.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량도 선택적촉매환원설비(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치 없이 IMO의 가장 엄격한 규제를 만족하는 수준으로 낮췄다. 온실 효과가 가장 크다는 아산화질소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한화파워시스템은 가스 터빈에 초임계 이산화탄소(sCO₂)를 작동 유체로 활용한 배기 가스 열회수 발전 시스템(sCO₂Power System)을 적용해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 한화파워시스템의 배기 가스 열회수 sCO₂ 발전 시스템 역시 이번 전시회에서 ABS의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에 인증을 획득한 무탄소 추진 선박에는 암모니아 연료 공급 시스템뿐만 아니라 공기 윤활 장치(ALS)와 한화오션 스마트십 솔루션(HS4) 등 한화오션이 개발 중이거나 개발을 완료한 친환경 선박 기술을 모두 집대성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당사는 앞으로 약 6000억원을 투자해 암모니아와 메탄올·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도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부스는 가스텍 주최 측으로부터 전시회의 특성을 잘 살리고 친환경 기술력을 가장 잘 보여준 업체에게 수여하는 '베스트 스탠드 어워드'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