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양극화’ 1·2위가 총자산 20% 차지

SBI·OK저축은행 총자산 30조원 중소형 저축은행 인수합병 가능성

2024-09-10     이보라 기자
고금리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저축은행 1,2위가 총자산의 20%를 차지하는 등 업권 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10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저축은행업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과 2위인 오케이저축은행의 총자산은 각각 약 16조원, 약 14조원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과 오케이저축은행 2곳이 전체 저축은행 총자산 135조원 가운데 30조원(약 22%)을 차지하는 것이다. 대출채권 규모도 크게 차이 난다. 지난 3월 말 기준 1위인 SBI의 총 대출채권 규모는 13조8000억원, 2위인 오케이는 1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2위 업체와 나머지 업체들의 규모는 8배 넘게까지 차이난다. 상위 20사의 대출채권의 규모는 83조원으로, 총대출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1%에 달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올 들어 업황이 크게 악화했다. 그러면서 빈부격차는 더 심화됐다. 지난해 평균 여신 및 수신 성장률이 각각 14%, 17%로 2021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성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 공급을 크게 줄인 영향이다. 올해도 조달비용 부담 증가, 높은 대손비용 부담 등으로 자산 디레버리징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 여파에 따라 부동산금융 및 개인신용대출 부실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달부터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이 끝난다.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부여한 저축은행들의 브릿지론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2%에서 올해 1분기 말 5.4%로 6개월 만에 4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본 PF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4%에서 2.8%로 2배 수준이 됐다. 경영 여건이 악화하면서 중소형 저축은행이 인수합병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업계에서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데 과거처럼 당국에서 인위적으로 영업 중단을 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하반기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형 저축은행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중소형 저축은행들을 인수하면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를 해소해주면서 시장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 금융당국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신용공여 한도를 20% 증액했다. 개인사업자는 50억원에서 60억원으로 법인은 1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올랐다. 올해 7월에는 지방은행 인가요건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에 한해 지방은행 전환을 허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