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가득한 주류업계…하반기 돌파구는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원부자재 등 부대비용 늘어 신제품, 리뉴얼 상품 마케팅 통한 돌파구 마련 전망
2024-09-10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국내 주류업계가 전사 역량을 집중해 하반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지 이목이 쏠린다. 엔데믹으로 전환된 올해를 기점으로 업황 개선을 기대했지만,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상황이다.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인 만큼 업계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2분기 주류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19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5.8% 하락한 23억원을 보였다. 동기간 하이트진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80.9% 줄어 각각 6415억원, 119억원을 나타냈다. 오비맥주 역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수익을 내지 못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주류 빅3뿐만 아니라 수제맥주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의 실적도 악화됐다. 제주맥주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120% 불어났고, 매출도 10.7% 축소된 58억으로 집계됐다. 동기간 세븐브로이의 매출은 58% 떨어진 37억원, 영업손실도 20억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주류업계 실적이 나란히 부진한 것에 대해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부자재 및 마케팅 비용 부담 증가에 더해 수입 주류의 약진도 악재다. 코로나19 기점으로 위스키, 와인 등 수입주류 등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주류 수입은 늘어나는 반면, 국내 주류 수출은 축소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류 수입량(맥주·와인·위스키·소주·탁주 등 포함)은 17만32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상승했다. 무역수지는 3억8900만달러(한화 약 5200억9300만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와 달리, 국내 주류 수출은 하락세를 보인다. 동기간 소주 수출량은 3만1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탁주 수출량도 14.6% 떨어진 6900톤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류기업들이 상반기 저조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류 시장 내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켈리를 실적 반등의 열쇠로 보고 시장 안착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당초 올몰트 맥주인 클라우드 브랜드 리뉴얼을 계획했지만, 새로운 브랜드 출시로 노선을 변경했다. 맥주 신제품은 오는 10~11월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비맥주가 맥주 브랜드 ‘한맥’ 인지도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초 제품 리뉴얼을 단행한데 이어 광고 모델로 수지를 기용하고 마케팅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로 각종 부대비용이 올라가는 분위기에서 소비자의 주류 선택폭은 한층 다양해졌고, 주류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가격 인상도 하지 않아 실적이 악화된 부분이 있다”며 “수익 창출이 급한 만큼 주류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