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 양종희…“글로벌‧비은행 과제”
첫 비은행장 내부 출신 CEO LIG손보 인수 이끈 일등공신
2023-09-10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내정됐다. 양 내정자는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을 모두 아우르는 전문성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수성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게 중점 과제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8일 양종희 부회장을 최종후보자로 확정했다. 양 내정자는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양 후보는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CEO)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후보고, KB손해보험 사장 및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1961년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89년 국민은행의 전신인 주택은행에 입행해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으며 2008년에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주요 부서장을 맡았다. 2014년부터는 지주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 및 재무통이다. 양 내정자는 지주 전략 담당 임원 시절이었던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어 냈다. LIG손해보험 인수 후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2016년부터 5년간 맡았다. KB손해보험을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지면서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양 내정자는 지난 2021년 KB금융이 부활시킨 부회장직에 가장 처음 올라 2인자로 계속 거론돼 왔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했고, 2014년부터는 지주 전략 담당 상무와 부사장 등을 지낸 그룹 내 대표적 전략·재무통”이라고 평가했다. 비은행장 출신인 양 내정자는 비은행 부문을 성장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은행 부문의 수익이 대부분인 금융지주들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비은행 부문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또한 KB금융이 상대적으로 약한 글로벌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KB금융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은 약 11%다. KB금융은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전체의 30%, 2040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KB금융지주는 법령 등 관련 자격을 다시 한번 검증한 뒤 12일 이사회를 거쳐 양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공식 추천할 예정이다. 현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 여부가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