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타깃 된 2차전지주 ‘추풍낙엽’

에코프로 황제주 반납… 4.02% 하락한 98만원 “2차전지주 조정 이어지고 10월 이후 반등할 것”

2024-09-11     이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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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주가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2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가 늘면서 공매도 잔액이 불어나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10월까지 2차전지주의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날 4.02%(4만1000원) 하락해 98만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가 종가 기준 100만원을 밑돈 것은 7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에코프로비엠은 3.01%(9000원) 내린 29만원에,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도 각각 2.23%, 2.51% 하락한 57만원, 40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하락했다. 최근 일주일 간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는 7.11% 떨어졌고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  도 각각 -6.95%, -5.24%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한 달 동안 22.05%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라 판매량 증가율이 둔화하며 2차전지 업체들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영향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주도주 역할을 했던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은 상반기 내 리튬,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이 판가에 반영돼 상반기 내 저조한 출하량으로 인해 높은 원재료가 투입되면서 마진 스프레드 축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하반기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도 많은 상황이고 테슬라의 계속되는 가격 인하로 테슬라 점유율은 확대되는 가운데, 포드 등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인도 거부율이 증가하는 등 전기차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주의 공매도 잔액이 불어나는 점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4일 기준 2차전지 관련 8개 종목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7조5073억원에 달했다. 그 중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이 1조6566억원으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LG에너지솔루션(1조3315억원), 포스코홀딩스(9945억원), 에코프로비엠(8745억원), 포스코퓨처엠(8206억원) 순으로 공매도가 몰렸다. 같은 날 코스피·코스닥 시장 전체 공매도 거래 대금 중 외국인이 64%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2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하는 외국인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ETF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KBSTAR 2차전지 TOP10 인버스 ETF’가 12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ETF는 2차전지 관련주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주가가 하락할수록 상승한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주를 사들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엘앤에프 순이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7개 종목 중 2위부터 7위가 모두 2차전지주였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당분간 상승분을 반납할 수 있다며 10월 이후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까지 2차전지 기업들의 저조한 3분기 실적과 낮은 모멘텀 등으로 인해 조정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는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와 산업 부진에 따른 향후 성장성 우려로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며 “9월은 이차전지 업황 부진을 확인하는 시기로, 중국과 유럽 보조금 감소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촉발된 가격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