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리스크로 전락한 中…피해 최소화 움직임 확산
유커 재유입에도 中 디폴트 등 변수 산적…수출로 다변화 필요성 대두 베트남, ‘新큰손’ 부상…중국 내 소비층‧트렌드 분석‧공략책 재정비 속도
2023-09-12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최근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한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경제 둔화는 다양한 요인에서 기인한다. 부동산 시장 부진, 청년 실업률 증가, 수출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 및 수출 전략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이 자국민 단체관광 허용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면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이 풀렸지만, 중국의 수출·제조·고용 상황 전반 악화로 유커 발(發) 호재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경제는 거대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위기, 20%를 상회하는 청년 실업률, 4월 5.6%에서 7월 3.7%로 하락한 산업 생산 증가율, 같은 기간 18.4%에서 2.5%로 주저앉은 소매판매 증가율, 3월 플러스 14.8%에서 7월 마이너스 14.5%로 급락한 수출 증가율 등에서 보듯 심상치 않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은 기피산업까지 육성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굴뚝’으로 성장했지만 정치적인 입장을 내세워 꾸준히 잡음을 내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발표를 기점으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라는 비공식적인 보복 조치 등 국내 산업계는 중국 시장 의존도를 최소화할 필요성을 체감해왔다. 최근 국내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업계는 지난 3년여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뷰티업계는 중국 현지 가동률 및 중국인 관광객에 따른 영향이 직접적이다. 최근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선진 시장인 미국, 유럽 등지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류 영향이 큰 지역의 글로벌 면세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상반기 EMEA(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모든 브랜드 매출 호조세를 발판 삼아 북미 주요 브랜드 중심 마케팅을 강화, 하반기 매출 성장을 이어간단 계획이다. 베트남은 중국의 빈자리를 대체할 차세대 ‘큰손’으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고, 전 세계 중 한류열풍이 거센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호치민,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며, 유통업계에서 베트남은 차세대 ‘큰손’으로 떠올랐다. ‘한류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우호적으로, 초기 진입 장벽을 뚫기에 적합하단 평이다. 롯데는 오는 22일 오픈 예정인 초대형 상업 복합 단지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통해 아시아 쇼핑 1번지로의 도약을 공표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유통을 비롯해 관광, 레저, 건설 등 롯데 계열사의 역량이 총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중국 내 부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며 한국에 유입되는 관광객들의 수는 줄고 그들의 소득 수준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비재보단 사치재의 수요가 증대할 확률 등 경제 불황 속 변화될 중국 소비층 및 소비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판매 상품의 객단가를 높이는 등의 사업 전략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