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에 ‘고금리 전환사채’ 발행하는 상장사
상반기 CB 발행액 1조4000억원… 전년동기比 31%↑
2024-09-12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자금조달이 시급한 상장사들이 고금리를 감수하고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제기되며 CB 발행 이자율도 오르는 추세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들어 11일까지 CB 발행금액은 1조46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124억원) 보다 31.4% 증가했다. 발행건수는 57건에서 71건으로 14건 늘었다. 하반기 상장사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CB란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을 말한다. 전환사채는 비교적 안전한 자산인 채권의 성격에다 수익성이 높은 주식의 성격까지 가지고 있다. CB 매입자는 주가보다 전환가격이 낮을 때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누릴 수 있고, 주가보다 전환가격이 높다면 만기 이자를 받을 수 있다. CB는 일반 회사채 등에 비해 금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행 이자율이 오르고 있다. 지난 8일 엔케이맥스는 85억원 규모의 14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만기이자율 7%, 표면이자율 0%로 결정했다. 소니드도 시설 및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100억원의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하면서 만기이자율 8%, 표면이자율 2%를 적용했다. 더코디는 지난 5일에는 60억원 규모의 9회차 CB를, 6일에는 40억원의 8회차 CB를 발행하기로 했는데 2건의 만기이자율은 7%, 표면이자율은 5%였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이자율이 급등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긴축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사실상 하반기 들어 OPEC+의 감산 규모가 축소되고 중국발 수요 둔화가 나타났음에도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다”고 말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이 10 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했으나, 감산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면서 사우디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감산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재 상황에서 물가의 불확실성을 가장 많이 내재하고 있는 요소는 유가로 대다수의 경제전망은 연간 국제유가를 80 달러 초중반으로 추산돼있지만 만약 하반기 유가가 100 달러 이상 상승하면서 연평균값이 조정된다면 경제전망(성장률, 물가) 변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