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장기화에···민주, '출구 전략' 고심

이재명 단식 강행 의지에···野 의원들, 만류 의견서 전달할 듯 與 "수사 방해용 단식···檢 수사 직후 중단하면 국민 기만"

2024-09-12     이태훈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됨에 따라 당 내부에서도 단식 출구 전략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 구심점 역할은 물론, 검찰 수사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건강 악화는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단식투쟁을 이어가고자 하는 본인 의지가 강해 당내에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단 분위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단식이 13일째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많은 의원들과 사회 인사들이 이 대표의 건강을 염려해 단식을 중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소집 이유에 대해 "계속 중인 단식과 염려되는 건강에 관한 의견들도 좀 듣고, 검찰의 행태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장기간 단식을 이어오고 있는 이 대표의 건강은 눈에 띄게 악화된 모습이다. 단식 12일차였던 지난 11일에는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건강 불안을 가중시켰다. 와중에 이 대표는 조사를 위해 9일에 이어 이날도 검찰에 출석했다. 체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단식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해 당 내에서도 출구 전략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나 여당의 호응이 전무한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 없을 뿐더러, 이 대표의 건강이 크게 악화되기 전에 말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 내에서는 의원들이 나서서 단식을 만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수 나왔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단할 수 있도록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전달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지도부가 논의해서 의원들의 바람을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 이낙연 전 대표와 여러 중진 의원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이 대표 단식장을 방문해 건강을 염려하며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전날 이 대표에 전화를 걸어 건강 악화를 우려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 단식을 '방탄'으로 규정하며 "수사 방해용 단식을 중단하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이 대표 단식이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획책이라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출석 조사를 끝으로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 수사를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으로 인한 건강 악화를 명분으로 고강도 수사를 어느 정도 빗겨간 만큼, 수일 내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여권 관계자는 <매일일보> 통화에서 "이 대표가 검찰 수사 종료 직후에 단식을 끝내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수사 방해이자 국민 기만이다"며 "정말로 그런 의도로 단식을 시작한 것이라면 이것이야말로 구속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비판에 민주당 소속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단식을 사법 대응 문제와 엮어서 얘기하는 건 좀 아니다"며 "국민의힘이 계속 '사법적 단식'이라고 얘기하는 데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