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원식·유인촌·김행' 지명에···'가시밭길 청문회' 예고
尹, 13일 '소폭 개각' 단행···국방 신원식, 문체 유인촉, 여가 김행 지명 민주 "대단히 퇴행적 개각···과거 회귀 아니라면 지명 철회하라" 송곳 검증 벼르는 野, '청문회 파행' 카드 꺼낼지도 관심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후보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에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지명한 가운데, 임명 과정에서 강한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은 발표 직후 후보자들의 논란을 들추며 인사 철회를 촉구했는데, 인사청문회가 열리더라도 세 후보자 모두 '가시밭길 청문회'를 피할 수 없을 거란 분석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대통령실의 개각 발표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장관 인사에 대해 "대한민국을 어두운 과거로 되돌리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개각과 동시에 관심과 기대가 아닌 국민의 분노가 표출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국민의 뜻을 외면한 대단히 퇴행적 개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이 요구한 것은 고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과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정 쇄신용 개각을 단행하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어두운 과거로 되돌려 끌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인사를 철회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신 의원의 국방장관 후보 지명을 '대결과 갈등을 부추기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우리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군 전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이미 역사적 평가와 헌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실조차 부정하는 위험한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신 의원은 2019년 극우단체 집회에 참석해 '2016년 촛불은 대한민국의 자유주의를 파괴하는 반기', '문재인 목을 따는 것은 시간문제' 등의 발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동년 9월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12.12 쿠데타를 '애국'이라고 비호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유 특보의 문체부 장관 후보 지명에 대해선 "유 후보자는 MB정부 때 입맛에 맞지 않는 공공기관장 사퇴를 압박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관리했던 의혹을 받고 있다"며 "언론사 기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특보의 문체부 장관 임명은)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억압과 획일주의는 문화 강국의 미래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허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여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 전 비대위원은 '여가부를 폐지하기 위한 여가부 장관'이라는 역설에 직면해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며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의 공약"이라며 여가부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철학을 가진 김 전 비대위원을 여가부 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야권의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이번 개각을 "절절한 인사"라고 호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전문성, 업무 수행력, 정무적 리더십으로서 국정 철학을 보다 단단히 다지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현안을 챙기기 위해 단행된 적절한 인사"라며 "새로 지명된 3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은 모두 해당 분야에서 평생을 몸담아왔거나 관련 주요 직책을 맡은 바 있는 인물로서, 출중한 능력과 전문성을 이미 인정받은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후보자들은 청문 준비 사무실을 마련하며 청문회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청문회 진행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매일일보> 통화에서 "당장 (청문회를) 파행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렇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자료제출이나 논란 등에 대한 해명이 성실하지 않을 경우 (청문회 파행은) 충분히 고려할만한 카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