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금리 시중銀보다 인뱅이 높네
시중銀 연 3.9%...인뱅 연 4.3% 시중은행으로 대출 수요 이동
2024-09-14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당국이 인터넷은행을 가계부채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 문턱을 높였다. 이에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인터넷은행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지난달만 해도 ‘연 3%대’ 금리를 내세웠던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4%를 넘어선 반면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4%대에서 연 3%대로 낮아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연 4.305~6.803%,로 집계됐다. 지난달 16일(연 3.92~6.54%)과 비교해 한 달 새 금리 하단이 0.4%포인트(p) 가량 올랐다. 이날 기준 케이뱅크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지난달 16일보다 0.14%p 오른 연 4.26~5.29%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변동금리 주담대도 카카오뱅크는 연 4.062%~7.015%, 케이뱅크는 4.09~5.94%로 모두 4%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가계부채 급증세의 주범으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하면서 주담대 문턱을 높인 모양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6일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하는지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과 달리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내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5대 은행이 연 3.91~6.379%를 기록했다. 변동형 금리는 연 4.05~7.044%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16일 연 4.05~5.45%에서 0.14%p 낮아졌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축소를 압박한 이후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대신 대출 수요가 시중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 말(512조8875억원)보다 2조1122억원(0.4%)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하 움직임을 인터넷은행이 규제에 발이 묶인 사이 가계대출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은행권의 ‘출혈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예·적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조달 비용이 과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큰데도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평균금리는 4월 10일 연 3.81%에서 8월 16일 연 4.311%로 오른 데 이어 이달 6일엔 연 4.363%까지 뛰었다. 당국의 주담대 규제로 인터넷은행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담대는 담보가 있어 부실이 발생해도 회수가 가능한 데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은행들엔 성장에 꼭 필요한 상품으로 꼽힌다.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문턱을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대상자를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엔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당국의 제동 탓에 토스뱅크도 주담대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담대 영업을) 하긴 해야 하는데 거시경제 환경 등이 준비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