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북러 회담 공방…"우물 안 개구리식 단견" vs "경직된 외교 탓"

국힘 "민주당식 순진한 외교·안보관에서 벗어나야" 민주 "경직되고 균형 잃은 외교정책이 가져온 패착"

2023-09-14     염재인 기자
13일(현지시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전쟁 물자 지원과 군사기술 협력 등을 논의한 것을 한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북러 밀착 행보 책임을 놓고는 '남 탓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북러 정상회담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등과 관련해 민주당의 외교론이 '우물 안 개구리식 단견'이라고 비판한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균형 잃은 외교 정책이 가져온 패착이라고 맞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 정상회담을 열고 전방위적 군사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무기, 군사기술을 거래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행위이며,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가담해 스스로 참여한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야당도 북러 정상회담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협력이 논의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국제평화에 반하는 북·러 간 군사협력론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특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 거래와 군사기술 지원 금지라는 대북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야는 북러 회담으로 한반도 긴장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상대 당에 화살을 돌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러시아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구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태가 결국 우리나라에 직접적 안보 위협을 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민주당 인사들은 지금 북러 정상회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의 외교론은 인류애와 정의감이라곤 조금도 없는 비정한 주장일 뿐만 아니라, 한 치 앞도 못 보는 우물 안 개구리식 단견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는 이제 민주당식의 순진하고 이기적인 국제외교·안보관에서 벗어나 냉정하고 보편적인 관점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안보 위협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반면 야당은 북러 간 밀착은 윤 정부의 경직된 외교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강화는 한반도의 구조적 경직성을 강화할 것이다. 윤 정부의 경직된 대북 정책과 균형을 잃은 외교 정책이 가져온 패착"이라며 "국민의 건강권과 환경권을 외면하고, 역사성을 상실하면서까지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목표에만 열중했던 외교 행태 결과"라고 몰아세웠다.  야당은 국제사회 평화를 위해서는 어느 한 곳에 편중된 외교가 아닌,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한일 일변도 외교 노선과 북한과의 단절, 일방적 체제만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관리할 수 없다. 한미일과 북중 내 신냉전 우려 속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역대 정부가 쌓아온 외교적 축적의 교훈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