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 거래' 현실화···美 "어떤 합의든 우리에게 중대한 우려"
존 커비 "분명히 파급효과 있을 것" 경고 ICBM 재진입 기술·핵탄두 소형화가 핵심 푸틴 "안보리 제재 틀 내에서 군사기술 협력"
2024-09-14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군사협력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심각한 우려가 될 것"이라고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러시아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제공할 경우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만약 그들이 일종의 무기 거래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 우리는 분명 그에 대해 조처를 하고 적절히 다룰 것"이라며 "북한에는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분명히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공적인 약속을 지킬 것을 계속 촉구한다"며 "지구상 어느 나라도, 누구도 푸틴이 무고한 우크라이나인을 살해하는 것을 도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증하는 북러 간의 군사 관계에 대해 분명 우려를 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 역량을 강화하는 어떤 합의든 우리에게 중대한 우려"라고 거듭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을 수 있는 핵심 기술 가운데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다. 이는 미사일 탄두가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6000~7000도의 열을 견딜 수 있는 최상위 기술로,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할 경우 미국 본토 겨냥이 가능해진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도 "러시아가 자기도 찬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할 (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북한과 이야기하는 게 우려스럽다"며 "북러 간 협력 확대, 그리고 이뤄질 가능성이 큰 무기 이전이 매우 우려된다"고 밝힌 이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우리는 이 때문에 이곳(우주기지)에 왔다"고 말한 점 역시 이러한 미국의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는 부분이다. 핵탄두 소형화 마찬가지다.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는 ICBM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게 되면 미국은 대북 전략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기술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뒤 가진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의 규정(안보리 대북제재) 틀 내에서도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가능성은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다른 핵심 군사시설을 방문할 일정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위해 마련된 일정들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방러 결과를 결산하기는 이르다"며 "김 위원장이 군용 및 민수용 항공기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 태평양함대 전력을 시찰하며, 교육 및 연구 기관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과 협력하려는 모든 나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안보리 결의 준수는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