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북러회담' 책임 놓고 '文탓' vs '尹탓'
"尹 이념·진영 외교가 북러 협력 초래" "北 대변인…민주당, 내부총질 멈춰야"
2024-09-17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놓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비판에 나섰다. 해당 회담에서 무기 거래 및 첨단 군사기술 협력 등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북러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요지다. 그러나 '북한-러시아 회담'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서는 여야가 서로 상대 정권을 탓하며 또다시 공방을 벌였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북러회담에서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 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러 간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것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음에도 물밑에서 협상을 계속해 진행하고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측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북러 간) 합의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합의가 없다는 것을) 사실로 보지 않는다"며 북러 사이 무기 거래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북러 두 국가가 긴밀한 밀착 관계가 된 원인과 책임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비평화적 안보전략이 북러의 협력을 낳았다는 입장이며, 국민의힘은 지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지나치게 북한을 옹호하며 안보 불안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4년 5개월 만에 북러 정상이 만나도록 만든 일등 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윤 정부의 이념 외교, 진영 외교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을 초래했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의 러시아 자극 및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러시아의 경도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그 이튿날인 14일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북러회담은) 윤석열 정부의 경직된 대북정책과 균형을 잃은 외교 정책이 가져온 패착"이라며 "한일 일변도 외교 노선과 북한과의 단철, 일방적 체제만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관리할 수 없다"고 한일관계 개선에만 매진했던 현 정부의 외교 행태를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담을 '악마의 거래'로 비유하는 등 북러에 대한 날선 반응을 보이면서도, "어느 때보다 비상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 민주당의 당리당략을 위한 힘자랑 때문에 안보 공백을 초래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의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탄핵 추진 등이 더욱 문제라고 비판했다. 15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북한 정권의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과도하게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변호했다"며 "정쟁에 몰두하느라 외부로부터 위협 앞에서도 내부를 향해 총질을 해대는 민주당에 유감"이라고 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북러가 우리 안보를 위협할 시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 "북한과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와 각종 국제 제재가 부과하고 있는 무기 거래 및 군사협력 금지 의무를 준수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 국제사회와 함께 협의하면서 북러 군사협력 문제를 엄중하게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이번 북러 군사교류에 대해 적절한 분석과 메시지를 남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