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기업의 생존 전략은?

2023-09-18     박동찬 에스넷시스템 팀장
박동찬

매일일보  |  산업 현장을 들썩이게 했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그럼에도 산업안전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많은 회사는 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과 기술 투자보단 책임 회피를 위한 조직체계 구성과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어 왔다. 따라서 해당법의 실효성을 논하기 전에 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빠르게 성장을 해오던 한국에서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에 많은 집중을 해왔지만, 이제는 ESG의 사회(S) 영역에 해당되는 산업안전관리가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중요 요인으로 자리 잡아 가면서 안전관리에 집중해오고 있다. 안전한 기업의 근무 환경이 결국 안전한 경영 체계를 갖출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사람들에게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게 하는 시발점이 되었으며, 지금까지는 대다수 기업이 처벌 형량을 피하거나 낮추는 방안에 치중됐다면 최근에는 일부에서는 예방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국민의 힘 박대출 의원도 예방 조치에 중점이 맞춰진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에 나서고 있다. 즉, 위험 예방 및 감지 정보를 송·수신하는 정보통신 시설의 설치를 할 경우, 처벌에 대한 형량을 감경할 수 있도록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법령도 발의되며 대기업들의 예방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에는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첫째,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둘째, 공정 프로세스를 중단하게 되어 생산성이 낮아지게 되며 셋째,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일 경우 기업에 부상 사고의 경우 최소 1억, 사망 사고의 경우 최소 10억이 벌금으로 부과된다.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를 통한 물적 손해 발생시 시설 복구에 막대한 비용은 물론 인적 손해도 발생한다. 위와 같은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유는 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가 즉각적인 효과를 매출과 연관을 지어 분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은 많이 발달했지만 작업 현장을 이해하고 IT 기술을 공정 프로세스와 융합할 수 있는 기술 회사들이 많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안전관리 투자를 확대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고도화된 최신 IT 기술로 위험성이 높은 환경, 노후화된 설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이다. 일찍이 본인은 산업 현장의 작업 프로세스와 현장 근무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공장 현장을 다니며 공장 내 작업자들과 의사소통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산업안전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업장마다 작업 유형 별 사고 사례 분석을 통해 사고 유형과 원인을 파악하고 IT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관리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디지털화하여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제로 석유화학 공정에서는 AI영상 분석 기술로 작업자들이 안전난간, 안전고리, 안전벨트, 안전모 등의 안전하게 착용했는지 등을 분석해 안전관리자들이 위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림 제공이 가능하다. 또한, 제약 회사에서는 CCTV를 설치해 AI영상 분석 기술로 작업자의 쓰러짐, 화재를 감지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제조 공장에서는 지게차와 크레인 충돌 위험이 높은 사각지대에 AI영상분석 장치를 설치해 중장비 운전자가 위험 요인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으며, 밀폐 공간이 많은 공장에는 케이블 구축이 불필요한 이동형 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가스 농도를 실시간 감지 및 질식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대기업들은 스마트 방재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재난 상황에서 작업자들의 대피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처럼 AI 기반 안전관리 플랫폼으로 현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추락, 끼임, 충돌, 질식 그리고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정을 이해하고 IT 기술을 활용하는 도구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AI을 활용한 IT 기술이 준비되어 있으나,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안전사고 예방 관련한 고민과 요구사항을 관련 전문 기업에게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엔 기업이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안전 관련 프로세스를 준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전 예지 보호 관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의 산업 안전 사고율을 줄일 수 있는 목표 달성을 함께 이뤄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대한민국이 OECD 국가 내 안전관리의 선두주자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