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어디로…산은·수은, 석탄화력발전 지원 늘려

"친환경·ESG 경영과 배치" 지적 잇따라 시민단체 '신규석탄발전소 건설 중단하라'

2024-09-18     이광표 기자
정책금융기관들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정책금융기관으로 녹색금융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해 온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정작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을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의 여신지원 중 석탄화력발전 지원 금액은 매년 증가추세다. 산은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1조4061억원으로 전년 말(1조2215억원) 대비 15.1% 급증했다. 산은의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2019년 말 7763억원에서 2020년 말 1조770억원으로 불어난 뒤 2021년 말 1조2215억원, 지난해 말 1조4061억원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신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말 0.4%, 2020년 말 0.5%, 2021년 말 0.5%, 2022년 말 0.6% 등으로 상승세다. 산은은 특히 해외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을 늘리고 있다. 산은은 인도네시아 '칼젤'과 '자바 9&10' 등 두 개의 석탄화력발전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칼젤 사업의 경우 2016년 11월 약정을 체결해 현재 발전소 건설 완료 후 운영 중에 있으며 산은 대출 잔액은 1억7700만달러 규모다. 자바 9&10 사업은 2020년 7월 약정 체결 후 현재 건설단계에 있어 현재 2억3300만달러 규모인 대출 잔액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은 그동안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녹색채권 등 ESG 채권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 화력발전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입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수은의 석탄화력발전 여신 잔액은 2018년 말 기준 2조5178억원에서 2019년 말 2조1133억원으로 줄었다가 2020년 말 2조4538억원, 2021년 말 3조1204억원, 2022년 말 3조7255억원, 올해 7월 말 3조7827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은 전체 여신에서 석탄화력발전 지원 비중도 2018년 말 2.4%에서 2019년 말 2.0%로 낮아졌다가 2020년 말 2.4%, 2021년 말 2.9%, 2022년 말 2.9%에서 이어 올해 7월 말 기준 3.0%까지 상승했다. 수은은 현재 8개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금융지원을 수행 중으로 총 지원금액은 45억200만달러, 6월 말 기준 잔액은 29억7천100만달러에 이른다. 예산정책처는 "친환경 경영 추진과 동시에 해외 석탄화력발전 지원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적절성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수은 ESG 경영과 배치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