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서구청장 보궐 대진표 확정···전문가 "패배 시 치명타"

與는 김태우 전 구청장, 野는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나서 민주, 패배 시 이재명 사법리스크 겹쳐 지도부 리더십 타격 '보궐 원인 제공' 김태우 밀어붙인 與···"지면 대통령도 부담"

2023-09-18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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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대양당은 내세울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이번 보궐 결과는 여야에 주는 함의가 크다는 평가다. 승리한 쪽은 '총선 대세론'을 구축할 수 있지만, 패하는 쪽은 극심한 위기론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까지 요구받을 수 있어 치명타가 될 거란 전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은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오는 10월 11일 열리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해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찰청 차장인 진교훈 후보는 전략공천을 통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다. 경선을 치르지 않아 일찌감치 선거 준비를 할 수 있었으나, 탈락한 후보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국민의힘이 내세운 김태우 후보는 검찰 수사관 출신이자 전임 강서구청장이다. 김 후보는 경선을 거쳐 지난 17일 후보로 확정됐다. 김 후보는 2018년 '문재인 정부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공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자당 인사의 비위로 보궐이 치러지는 만큼, 공천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후보를 내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특사에서 사면·복권해 이번 보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김 후보를 사면한 것을 '그를 보궐에 공천하라'는 모종의 신호 아니냐고 해석하기도 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번 보궐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는 쪽은 감당할 수 없는 후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이 국민의힘 측 인사의 비위로 열리는 만큼, 기본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런 이점을 안고도 패배한다면 지도부가 책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지도부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선거 패배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이 패배로 받아들 상처의 깊이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은 보궐의 원인을 제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논란의 당사자를 재차 구청장 후보로 내세웠다. 선거에서 질 경우 도의와 실리 모두를 잃게 됨은 물론, 지도부는 용산의 압박에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투표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보통 보궐선거 투표율이 30%대인데, 그러면 조직이 센 쪽이 이기게 돼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얘기까지는 안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투표율이) 50% 정도 되면 소위 말하는 민심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는 쪽에 타격이 당연히 있다"며 "(지는 쪽) 당에선 비대위 구성 요구가 나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본지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예로 들 것"이라며 보궐 결과가 수도권 여론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특히 여당의 패배 리스크를 강조하며 "여당이 보궐에서 지면 지도부 책임론은 물론 공천이나 총선 과정에서 대통령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한 문제들이 분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1~1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강서구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7일 발표한 결과 강서구청장 여야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민주당 진 후보는 39.4%, 국민의힘 김 후보는 28.1%로 조사(무선가상번호(80%)·유선RDD(20%) 표집틀을 통한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됐다.

두 후보 지지율 차이는 11.3%포인트로, 진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사 시점은 김 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 짓기 전이다. 기사에 사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