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 펑크' 역대 최대 59조…국세 수입 400조→341조

18일 기재부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 기업 영업이익 감소·자산시장 침체 영향 추경 없이 외평기금·세계잉여금 활용해 세수 충당

2024-09-18     문장원 기자
추경호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부가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59조 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수출 부진으로 기업 실적이 급감하고, 자산시장 위축 등 경기 둔화 영향으로 우려했던 대규모 '세수 펑크'가 현실이 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18일 발표한 '2023년 세수 재추계 결과'에서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이 당초 예상했던 400조5000억원에서 대비 59조1000억원 부족한 341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세 수입 감소는 작년 4분기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의 대내외 경제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인한 기업 영업이익의 급감과 자산시장 위축 등에 따른 것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주요 세목별로는 보면 법인세수는 당초 105조원에서 79조6000억원으로 25조4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추계했다.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81조7000억원으로 전년 119조7000억원 대비 31.8% 하락한 영향이다. 소득세 역시 131조9000억원에서 17조7000억원 줄어든 114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자산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양도소득세가 29조70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41.2%(12조2000억원)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종합소득세는 24조7000억원에서 21조1000억원으로, 근로소득세는 60조6000억원에서 소폭(2조원) 감소한 58조600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반도체 업황 침체 등에 따른 수출 부진 지속으로 기업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해 법인세 세수가 당초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며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로 양도소득세 등 자산시장 관련 세수도 예상했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같은 대규모 세수 결손에 추경 예산안 편성 없이 가용재원으로 충분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4조원 내외 세계잉여금을 비롯해 24조원 안팎의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과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등 기금 여유재원 등을 활용한다. 또 불가피하게 연내 집행이 어려운 예산 사업 등은 쓰지 않고 불용 처리할 예정이다. 2021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3조7000억원과 7조9000억원을 불용한 바 있다. 세수 감소와 연동해 줄어드는 23조원 규모의 지방교부세·지방교육교부금은 행정안전부·교육부 등 관계부처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지자체 자체 재원을 활용해 보전해 나갈 계획이다. 재정안정화기금은 이달 기준 34조원이 적립돼 있다.

신중범 국제금융국장은 "외평기금의 조기상환 이후에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충분한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내년 경우에는 보유재원에 더해서 원화 외평채 발행을 통해 한도를 받아놨다. 필요시 추가적으로 재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