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새 품종 ‘오아시스’ 개발
수입 품종과 비교해 생산성·사료가치 우수, 국내산 풀사료 자급률 및 국산 종자 점유율 향상 기대
2024-09-19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기후 환경과 재배 여건에 알맞고 생산성이 우수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의 신품종인 ‘오아시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추 가축의 풀사료로 이용되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지금은 세계에 널리 분포돼 있으며, 비옥하고 습윤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또 사료가치와 가축의 기호성이 높고 초기 생육이 빠르며, 현재 국내 겨울 사료작물 재배면적의 80%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차지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신품종 ‘오아시스’는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종이다. 수입 품종(‘플로리다80’)과 비교해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고, 풀사료 생산성과 사료가치가 우수해 국내 개발 품종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대체 품목으로 개발됐다. 지역 적응시험(천안, 평창, 진주, 정읍) 결과, ‘오아시스’는 수입 품종인 ‘플로리다80’과 비교해, 수확 시기는 6일 정도 느리지만 쓰러짐에 잘 견디는 특성을 보였다. 수량성은 평창에서 재배했을 때, ‘오아시스’와 ‘플로리다80’이 비슷했다. 나머지 지역(천안, 정읍, 진주)에서는 ‘오아시스’가 더 높아, 우리나라 풀사료 주요 생산지인 남부 지역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품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 재배(정읍)에서도 ‘오아시스’ 수확량이 마른 사료 기준으로 평균 1헥타르당 800kg 더 많아, 수입 품종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소화 흡수된 후 얻을 수 있는 영양성분인 ‘오아시스’의 총 가소화 영양분은 64.5%, 조단백질은 9.3%로, 기존 수입 품종보다 각각 1.1%, 0.6% 높게 나타나 사료가치도 더 우수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오아시스’의 개발로 재배면적이 더욱 확대돼 국내산 풀사료 자급률 및 국산 종자 점유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종자생산 자문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오아시스’가 농가에 빠르게 보급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면적은 2005년 약 1만 2천 헥타르에서 2021년 약 7만 3천 헥타르로, 6배 이상 늘었다. 종자 소요량도 2005년 500톤에서 2022년 7,313톤으로 14배 이상 증가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 이상훈 과장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풀사료 시장 개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산 품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국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생산성 높은 품종을 지속해서 개발해, 안정적인 국내 풀사료 공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