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하반기 승자 판가름”…마트 제친 편의점, 이젠 백화점 넘본다
1위 백화점과 매출비중 1%P 차…맹추격 중인 편의점 편의점 PB 수출 늘리고, 백화점 프리미엄 전략 고수
2023-09-19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편의점과 백화점의 매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편의점은 1인 가구 증가와 해외 수출 확대로, 백화점은 체험형 공간과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각각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편의점은 탄탄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대형마트 매출을 넘어선 뒤, 올 하반기엔 백화점 매출 비중까지 뛰어넘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편의점의 업태별 매출 비중은 16.6%로 대형마트(13.3%)보다 3.3%포인트 높았다. 백화점(17.6%)과 격차는 1%포인트로 좁혀졌다. 산업부 통계에서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매출 순위는 2019년까지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순서가 유지돼왔다. 편의점업계는 최근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유통 채널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소용량, 가성비 상품을 무기로 유통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하반기 본격화할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도 근래 꾸준히 외국인 고객 비중을 높이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 긍정적인 매출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편의점 점포는 약 5만4000곳에 달한다. 육지 면적이 한국보다 3~4배가 큰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경우 점포 수는 5만6000개에 조금 못 미친다. 편의점업계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자체제조(PB)상품을 지속 강화해 해외에 수출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국내 편의점 업계는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에 수출 상품을 매년 늘려가고 있다. GS25의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68억8000만원으로 연내 13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출액인 110억1000만 달러보다 18%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CU는 몽골·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미국, 유럽, 아프리카(코트디부아르 등) 등 20여 개국에 ‘헤이루(HEYROO)’, ‘겟(GET) 커피’ 등 PB 음료 제품을 중심으로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수출액이 2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2015년 말레이시아에 과자와 김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대만, 하와이 등에서 수출을 늘려 현재까지 총 60회에 걸쳐 40여 개 상품, 20만박스 규모를 수출했다. 이마트24의 올해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는 172% 늘었다. 이마트24는 점포를 운영 중인 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등 총 7개국에 35종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편의점 업계에서 전개하기 어려운 체험형 공간을 무기로 아트 사업, F&B(식음료) 강화 등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며 왕좌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입소문을 탄 유명 F&B 매장은 자체 매출이 클 뿐만 아니라 고객을 끌어모으는 집객 효과까지 좋아 매출 증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인기 베이글 맛집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도넛 맛집 ‘노티드 월드’,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 등을 잇달아 유치하며 F&B를 대폭 강화했다. 일부 매장은 오픈런이 벌어져 매장에 입장하기까지 3~4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신세계 강남점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식품관 리뉴얼을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해당 식품관은 기존 면세점 코너와 파미에 스트리트 일부를 리뉴얼해 영업면적을 3배가량 늘린 2만㎡(약 6000평) 규모다. 오픈시 국내에서 가장 큰 식품 매장이 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점 식품관을 18년 만에 전면 리뉴얼 오픈했다. 국내외 유명 셰프들의 레스토랑 브랜드 8개를 단독으로 유치했고, 인기 디저트 브랜드 ‘마사비스’와 ‘진저베어’도 입점시켰다. 이와 함께 상당수 VIP 고객과 겹치는 아트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프리즈 서울 2023’에 백화점업계 최초로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작가들과 협업해 백화점을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유동 인구가 늘어나 편의점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고, 백화점은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판매가 증가하는 4분기가 연중 최대 성수기”라며 “올 하반기는 유통업계 1위 타이틀을 누가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