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심사 놓고 한동훈 '잡범' 발언 일파만파…野 "참 잡스럽다"

민주, "새디스트"·"맛이 좀 갔다"·"여당 대변인" 등 강력 비판 나서

2024-09-19     이설아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잡범'에 비유한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맹비난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요지다. 그러나 여당은 이 대표 단식에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여야 갈등은 더욱 치닫고 있다.

19일 박범계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동훈 장관의 발언은 '참 잡스럽다'"며 "더 센 발언을 하고 싶지만 제 입의 건강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전일 한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며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해서,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며 "(선례가 생긴다면)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나"라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은 또 "본인은 (검찰 수사를 받으며) 아이폰 비밀번호를 안 풀었다"며 "검사 출신으로 수사에 협력해야 다른 '잡범'들이 따라하지 않을 거 아니겠는가"라고 채널A 기자 강요 미수 의혹 사건 당시 한 장관의 행동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 의원 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러한 비판에는 '비이재명계(비명)' 의원 뿐만 아니라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도 참여했다.

김의겸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한 장관의 '잡범' 표현은) 새디스트 같다"며 "상처와 고통을 받는 민주당에 왕소금을 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에 대해 "맛이 좀 갔다"며 "한 장관은 검찰을 이용해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한다"고 언급했다.

'비명' 조응천 의원도 한 장관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보았다. 조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장관이면 야당 대표를 그렇게 조롱해도 되나"라며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여당 대변인 같다"고 한 장관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일 KBS 2TV '더 라이브'에서 "정치인 거취에 관한 민감한 말은 장관이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라며 한 장관이 조금 더 진중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비판이 거세지는 와중 여당은 영장청구가 합당하며,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한 장관의 입장을 거들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명분 없는 단식을 중단하고 국민께 약속드린 불체포특권 포기를 실천해야 한다"며 "야당 대표 한 사람의 불법 혐의 때문에 국회가 멈추고 국정이 마비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철규 사무총장 역시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면서도 "이 대표는 단식을 핑계로 도망가지 말고 본인이 말한 대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체포영장 심사에 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