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병원행'·檢 구속영장까지···'개딸' 국회 집결 예고에 전운

이재명 강성 지지자들, 체포안 표결 예고된 21일 총집결 도모 체포안에 野 계파 갈등 양상···"부결 당론" vs "李가 가결 주문해야" 與 "국회 결집, 부결표 던지라는 무언 압박···당내 민주주의 실종"

2023-09-19     이태훈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차인 전날(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된 가운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까지 받아들며 이중고에 처한 모습이다. 이르면 21일 이뤄질 체포동의안 표결에 당내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은 표결 날짜에 맞춰 국회에 집결해 부결 압박 무력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에 청구한 체포동의안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백현동·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해외 순방 중 체포동의안을 재가하면서 국회는 이르면 21일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한다. 목전으로 다가온 표결에 민주당 내부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1일 오후에 표결하게 되면 그 전에 (의견 개진을 위한) 의원총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의총을 통해 전체적인 당내 의견 지형을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며 "그것보다는 사전에 원내 지도부가 다양한 의원집단의 대표를 만나 정황을 파악하고 이를 의원들한테 다시 알려드린 다음, 의원들이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맞지 않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결할 시 '이재명 방탄'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고, 가결할 시 당이 분열됐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싼 당내 계파 간 대립도 첨예한 상황이다. 실제로 당 지도부와 강성 친명계는 단식으로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 대표를 검찰에 넘길 수 없다는 논리도 체포동의안 부결 당론 채택까지 요구하고 있다. 반면 비명계는 체포안 부결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한 이 대표 의지에도 반한다며 이 대표가 직접 가결을 주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연락을 보내 체포안 부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체포동의안 표결 당일 국회에 집결해 무력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회에는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50대 여성이, 15일에는 70대 남성이 국회에 돌입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흉기 난동을 벌인 바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이 대표 강성 지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21일 국회에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대거 집결할 시 대규모 충돌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기도 한다. 이미 이 대표의 팬 카페 성격인 '재명이네 마을'엔 21일 국회에 집결해야 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구본기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총력전이다. 다들 연차 쓰라. 여기서 밀리면 끝이다. 반드시 이기자"고 참여를 독려했다. 그가 첨부한 웹자보에는 "국민과 당원의 힘으로 국회를 포위하자"고 적혀있다. 이에 대해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날짜에 맞춰 강성 지지층들이 결집하는 것 자체가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라는) 무언의 협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날 야권 성향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지지자들이 연차를 내고서라도 21일에 국회에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바라본다. 그것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이 같은 지지자 집결 움직임에 대해 특별히 논의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당 차원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의견을 내는 그룹들이 있다"며 "저희는 그런 의견 분출은 현상으로서 그냥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