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동, '보수 험지' 마포을에 4번째 도전장 "단판 승부 노릴 곳 아냐···승리해 새 역사 쓸 것"
매일일보 인터뷰,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 "정청래, 중앙 매몰돼 지역구 무신경···이재명 아닌 주민 옆 있어야" "마포을, '보수 험지' 인정하지만···'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있어
2024-09-19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과거 여러 차례 보수정당이 깃발을 꽂았던 마포을은 현재 엄연한 '보수 험지'로 꼽힌다. 제18대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를 당선시킨 이후 명맥을 이어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마포을에서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4번째 도전을 준비하는 이가 있다. 바로 김성동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마포을이 현재 보수에 동토(凍土, 얼어붙은 땅)지만, 정성을 다한다면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당원들과 똘똘 뭉쳐 새 역사를 이뤄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위원장은 19일 <매일일보>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 임하는 각오와 함께 지역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앞선 3번의 낙선을 돌아보며 "믿어주신 당과 지지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면서도 "자괴감 자책감을 떨쳐내고 전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마포을은 아무나 갑자기 나타나 단판 승부를 노려 도전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평가하며, 보수당 인사로서 10년 넘게 꾸준히 지역구를 다져온 자기 경쟁력을 강조했다. 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선 존중과 함께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정 의원이 마포을에서만 3번 당선된 만큼 나름의 경쟁력 있는 인물임은 인정하면서도, 중앙정치에 매몰돼 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마포구 최대 현안인 쓰레기소각장 건립 문제를 거론하며 "지금 정 의원이 해야 할 것은 명분 없는 단식을 하는 이재명 대표 호위무사가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의 역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지역에 건립 추진하는 신규 소각장에 대해선 "지역 간 형평성과 고통 분담 원칙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라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마포구민들이 소각장 인근에 거주하며 지금까지도 큰 고통을 받아왔다"며 "그럼에도 지역에 신규 소각장 건립을 강행하는 것은 마포구민의 자긍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뷰 말미 김 위원장은 앞선 선거에서 자신이 내세운 표어인 "꺾이지 않는 진심, 바뀌지 않는 충심"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꺼내 보였다. 그러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역민들을 충직하게 잘 섬기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해왔던 것처럼 통합과 치유의 정치를 끝까지 지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당협위원장으로서 근황을 전해 달라.
18대 국회의원(비례)과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후 이곳 마포을에 자리 잡아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원외 위원장들은 현역 의원들보다 현저히 활동 상황을 알릴 기회가 적지만, 오히려 역으로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지역을 누비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여당의 성과를 알리고, 대선을 전후한 민주당의 여론 조작 시도 등을 규탄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지역이 신규 소각장 건립 문제로 매우 시끄럽다. 주민들 반발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마포구에는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 동안 난지도가 있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난지도에 매립했는데, 한계에 도달하니 이번엔 그 위에다 소각장을 지었다. 지역에서는 자조 섞인 표현으로 '쓰레기 화장장'이라는 표현을 썼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서 마포구민에게는 소위 '쓰레기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고통의 분담인데, 그동안 고통을 감내해 온 마포구에 또 다른 소각장을 짓는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강하게 표현하면 서울시의 행정 폭거이자 마포구민의 자긍심을 짓밟는 것이다.-마포구 소각장 건립은 같은 당적의 오세훈 시장이 완강하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시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같은 당적의 오 시장이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공개적인 반대보다는 합리적인 설득과 주민 의견 전달을 통해 막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8월 31일 상암동 일대를 신규 소각장 입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처음에는 기존 자원회수 시설이 있는 곳은 입지 선정에서 제외하겠다는 기준을 밝혔다. 그래 놓고 이제는 법적 기반이 이미 마련돼 있다거나 부지가 서울시 소유기 때문에 비용 발생이 필요 없다는 행정 편의적 논리를 내세운다. 마포구가 '쓰레기 전담구'는 아니지 않나. 같은 당이지만 이런 논리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지역구 현역인 정청래 의원이 중앙정치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지역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마포구가 신규 소각장 입지로 선정된 데) 현역 국회의원과 시의원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현역 의원들이 추진 경과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능하며 지역에 무관심한 것이고, 알고도 묵인했다면 직무 유기다. 정 의원은 마포구에 뿌리를 둔 정치인이다. 지금 정 의원은 명분 없는 단식을 하는 이재명 대표 호위무사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옆에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도 정 의원에 대한 성토가 많다. 소각장이 들어서는 지역인 상암동에는 현역 의원이 책임지라는 현수막이 붙었다.-최근 지역 시의원인 정진술 민주당 의원이 당에서 제명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정청래 의원 보좌관 출신에, 시의회에선 민주당 대표의원까지 역임했다. 그런 정치인이 제명된 데 대해 다른 당이지만 마음이 무겁다. 선출직은 국민의 대표이자 주민의 대표다. 그러면 자신에게 국민과 주민의 명예가 달린 것이다. 그런 사람이 이런 징계를 받으면 그분을 뽑은 주민들도 마음에 상처를 받는 것이다. 일정 부분은 사람을 보지 않고 당만 보고 뽑는 선거 풍토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피해는 결국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이번 사건이 경종이 되었으면 좋겠다.-마포을 지역구는 최근 3번의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하며 보수에게는 험지로 꼽힌다. 김 위원장도 지역구에서 연속 3번 낙선했는데.
마포을은 반(反) 국민의힘 정서가 강한 이른바 '보수 험지'다. 따라서 아무나 함부로 단판 승부를 노리고 참전할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선거 패배를 연달아 겪으면서 갖는 자책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 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내리 승리했다. 당협 구성원 모두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아져 있다. 이제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느끼고 있다. 비록 마포을이 그동안 보수에게 동토(얼어붙은 땅)였지만, 정성을 지속한다면 소중한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지지자들과 똘똘 뭉쳐서 꼭 승리해 새로운 역사를 이뤄내고 싶다.-지역민들과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면.
주민과 당원들이 있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만약 기회를 받게 된다면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역민들을 충직하게 잘 섬기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지난 선거에서 저를 상징하는 표어가 '꺾이지 않는 진심, 바뀌지 않는 충심'이었다. 정치를 이런 마음으로 늘 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민들을 충직하게 잘 섬기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해왔던 것처럼 끝까지 통합과 치유의 정치를 지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