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통계 조작' 공세에···문재인 "안보·경제 보수가 낫다는 건 조작된 신화"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인사말 퇴임 후 첫 공식 행사 발언서 정부여당 안보·경제 직격 '文정부 통계 조작' 대응 풀이···고수위 발언에 후폭풍 예상

2024-09-19     이태훈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윤석열 정부 들어 극단에 치달은 남북관계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에 국가 경제 성적이 더 좋았다고 강조하며 "안보와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한마디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정부에서 안보 성적도, 경제 성적도 월등히 좋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조작된 신화'라는 강한 표현을 쓴 것은 최근 정부여당이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문재인 정부가 집값·소득 통계를 조작 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을 꼬집은 것은 물론, 경제 정책도 싸잡아 비판한 것이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공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것은 처음인데 그 첫 행사가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인 것이 매우 뜻 깊다"면서도 "한편으로, 언제 그런 날이 있었나 싶은 정도로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달리기에 비유하며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달리기가 될 때마다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평화가 진전되었다"며 "하지만 구시대적이고 대결적인 냉전 이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할 때 이어달리기는 장시간 중단되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럴 때면 남북관계는 파탄 나고, 평화 대신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목함 지뢰 사건이 발생했고, 아까운 장병들과 국민이 희생됐다"며 "이어달리기가 중단 없이 계속되었다면, 남북관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평화가 곧 경제라며, 이는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 주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문민정부가 시작된 김영삼 정부부터 지금의 윤석열 정부까지 역대 정부를 거시적으로 비교해보면,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의 경제성적이 그렇지 않았던 시기보다 항상 좋았다"며 "지금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 GDP가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했을 때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지금보다 좋았다며 근거 항목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에 1인당 국민소득은 3만5천불을 넘었는데, 지난해 3만2천불 대로 국민소득이 떨어졌다"며 "그 이유를 환율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환율이 높아졌다는 것 자체가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가 그만큼 나빠졌다는 것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오히려 재정적자는 현 정부에서 더욱 커졌는데, 적자 원인도 경기부진으로 인한 세수감소와 부자감세 때문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문민정부 이후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정부의 안보 성적과 경제 성적을 비교해볼 수 있게 됐다"며 "'안보는 보수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