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치주질환 방치하면 구취 원인

2024-09-20     정진석 광주학동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정진석

매일일보  |  구취는 본인이 느끼기 보다는 주변에서 알려주거나 대화 중 상대방의 행동을 통해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자신이 구취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손목을 핥은 후 건조시킨 다음 냄새를 맡아보면 된다. 침이 뭍은 손목에서 악취가 나면 구취가 있음을 의미한다. 구취는 대부분 잘못된 양치질이나 구강 내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평소 구강위생에 신경을 쓴다면 입냄새로 인한 고민을 줄일 수 있다

치과에서는 환자 병력과 신체 검사를 통해 구취의 원인을 짐작한 후 구취를 유발하는 휘발성 유황 화합물인 황화수소와 메틸머갑탄, 황화디메틸 등의 가스 농도를 분리 분석한 후에 생리적 구취와 병리적 구취를 구별할 수 있다. 치아 질환으로 인한 구취인지 전신질환의 문제인지까지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한 셈이다. 위장 장애가 구취를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구취는 구강 내 박테리아로 인해 발생한다. 구강 내 음식 입자로 인해 구취가 유발되고 입 안에서 발효되면서 악취를 유발시키는 것이다. 특히 치주 질환이 있거나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한 경우 구취는 더 심해질 수 있다. 고령자의 경우 보철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구강을 건조하게 만드는 약물 복용 등의 원인으로 구취가 생기기도 한다. 항생제나 항우울제, 기관지 확장제, 설사약 등의 약물은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구강암은 나이가 많은 고령자의 발병 확률이 높지만 구취를 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치과에서는 구취를 없애기 위해 잇몸이나 치아 주변 조직에 붙어 있을 수 있는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스케일링 후에도 구취가 지속된다면 치주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치아를 받치고 있는 치은과 치주인대, 골조직 등에 염증이 발생하는 치주질환은 초기에는 잇솔질만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염증이 진행되어 치주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계속해서 구취가 나며 치아의 불편함을 호소하게 된다. 40세 이상의 장노년층의 80~90%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초기에 자각증상을 느끼고 치과를 찾는 경우가 드물다. 치주질환 치료는 세균성 플라그와 치석을 깨끗이 제거해 세균이 번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클로르헥시딘(Chlorhexidine)을 사용하거나 잇몸에 세균을 박멸하기 위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치조골이 흡수되었다면 치주수술을 해야 한다. 잇몸을 열어 잇몸 속의 세균성 치석을 제거한 후 봉합하는 치주수술은 국소마취 후에 진행된다. 그러나 치주치료나 스케일링을 한 이후에도 제대로 된 치아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구취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평소 구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잇솔질을 습관화하는 한편 치실 등 구강위생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