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尹대통령님! ㎾/h당 30원 전력 가능ᆢ이 늙은이 R&D 실험 인가, 제발!"
2024-09-20 최대억 기자
매일일보 = 최대억 기자 | “이 늙은이가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내 영토에서 내 실험이 이뤄지길 바라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로 에너지를 수출하는 강대국이 되길 바랄 뿐이다.”
에너지 발명가인 최인규(83ㆍ경북포항)씨가 8년전, 그 이전, 오늘도 똑같이 필자에게 전화통화하며 한 말이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수출통제 집행 권한이 미국 정부에 있는 한,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우리나라 독자 원전 수출을 막으려고 미국 법원에서 제기한 소송이 각하된 뒤에도 법적 다툼을 계속한다는 보도를 접한 오늘도 최 씨는 한숨을 내쉬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경제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발명했음에도 나의 R&D(연구개발) 실험을 국내에서 허가 내주지 않는 우리 정부가 너무 야속하다”고 한탄한다. 최씨는 세계 최초로 조수(달ㆍ태양 등에 의해 주기적으로 높고 낮아지는 바닷물) 중ㆍ부력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43.38배 확장하는 발명 특허(한국 조류에너지를 이용한 양수발전장치)를 2011년 3월 출원ㆍ등록했다. 해수면이 최고조에 달할 때를 만조(滿潮), 가장 낮아졌을 때를 간조(干潮)라 하며, 만조와 간조의 차이를 조수 간만의 차(조차, 潮差)라 한다. 간조에서 만조까지 바닷물이 밀려오는 현상을 밀물, 만조에서 간조까지 바닷물이 나가는 현상을 썰물이라고 한다. 한반도 서해안은 남해안, 동해안에 비해 조차가 크게 나타난다. 최씨에 따르면 세계에서 4번째로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바다의 움직임(평균 6.5m, 최대 10m)이 매일 4회 변화로 1천128t/m의 일을 발생시키면 에너지(1천128÷26=43.38)가 대폭 확장된다. 이 이론대로라면 현재 경기도 안산에 설치된 시화호 조력발전소보다 60배 높은 발전량을 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씨는 “비용 부담이 없는 자연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h당 30원(한국전력 비용대비 3분의 1 수준 이상)이면 세상에서 가장 싼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 국내의 조력발전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양수 형태는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프로펠러 사이로 물이 거의 다 빠져나가 에너지 확보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조수가 움직이는 바다에 60m 높이 피스톤(물탱크)을 띄워 그 속에 수직으로 움직이는 피스톤을 이용해 물을 양수하고,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중력과 부력을 동시에 이용하면서 가둔 물을 간ㆍ만조 현상과 융합한 ‘동ㆍ정역학 이론’을 적용해 거대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최씨는 이 무공해 에너지를 축전지에 이용, 브라운 가스로 전환해 자동차(친환경)에 내장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이 특허로 2011년까지 총 9차례(한국 4차례,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ㆍ멕시코 등 5차례)에 걸친 특허 출원ㆍ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R&D 사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최씨는 1994년 4월 과학기술부 장관 주최로 열린 국가과학전문가회의에서 결과 원리에 하자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류 과학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실험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정부의 결론까지 얻었지만 실험 인가는 돌연 취소됐다. 어렵게 개발한 특허가 시장 내 타깃이 돼 무차별적 특허침해 소송에 시달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청구대학교(현 영남대ㆍ62학번) 토목과 재학시절 발전 수력을 전공하며 교내를 비롯해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교수진과 공동으로 ‘조력발전연구팀’을 개설한 이후 60년째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다. 최씨는 “제한된 인력과 예산으로 R&D 결과물을 보호하고 특허침해에 대응해야 하는 영세업체의 특성을 감안해 핵심ㆍ원천 기술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호소한다. 그는 “윤 대통령님! 정부에서 실험 인가만 해준다면 사비를 투입해서라도 실험을 추진한다는 약속, 과거나 현재도 마음 변하지 않았는데, 나는 계속 늙어 변해가고 있다”고 필자에게 간곡히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