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춤의 원류 세 가지 류파를 말하다" 제15회 전통춤 류파전 '한영숙류 이철진 춤' 공연

2023-09-21     김종혁 기자
살풀이춤,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서울시민과 전통춤 마니아, 한국의 전통을 알고 싶은 외국인을 위한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 전통춤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세 가지 류파가 그것이다.

이미 문화재 1세대를 지나 2세대 또는 3세대에 이르고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춤 류파의 향연이 9월과 11월 나루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바로 한영숙류 이철진 춤, 이매방류 정명숙 춤, 김숙자류 양길순의 춤으로 전통춤의 특징과 전승 상태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자리이다. 공연의 첫 번째로 <한영숙류 이철진 춤>이 서막을 올리며, 가을날 서울시민들에게 한국 전통춤의 깊이를 선사한다.
살풀이춤,

한영숙류 이철진 춤: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 전판을 구사하는 남성춤꾼 이철진’

문화예술단체 구슬주머니가 주관하는 '한영숙류 이철진 춤'은 한영숙류 전통춤을 고집하는 이철진이 무대를 펼친다.

이철진은 한성준-한영숙-이애주-이철진으로 이어지는 전승 계보를 갖고 있으며 한성준으로 하면 4세대, 한영숙으로 하면 3세대에 속하는 춤꾼이다. 한영숙류 승무, 살풀이, 태평무 전판을 구사할 수 있는 유일한 춤꾼인 이철진의 춤은 비애미(파토스)가 있으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호방한 남성춤을 보여준다. 이번 ‘제15회 전통춤 류파전 한영숙류 이철진 춤’에서 그는 한영숙춤의 백미이면서 한국춤을 대표하는 승무와 살풀이 전판을 구사한다.
승무,
이철진의 승무는 11번의 장단 변화와 40분에 달하며 법고이후의 당악이 춤으로 편성돼 있는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 특히 염불과 타령 그리고 굿거리를 거치면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승무는 서사적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철진만의 거칠고 투박한 힘의 승무를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될 것이다. 또 한성준의 무용 발표회에서 처음 표기된 살풀이춤 역시 한국춤의 백미로 꼽힌다. 승무가 용맹정진하는 남성춤을 상징한다면, 살풀이는 삶의 희노애락을 겪은 한 인간의 원숙미를 보여주고 있다. 잔잔한 살풀이장단에 극도로 정제되고 단순화된 움직임은 춤꾼의 집중력과 오랜 세월 닦고 수련한 공력이 없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면에서 이철진의 살풀이는 단아하고 정갈한 맛으로 관객들에게 또 다른 깊이를 선사한다.
승무,
한영숙류 태평무는 한성준이 창작한 춤으로 한국 전통춤에서 창작자를 알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술춤이다. 경기도당굿장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태평무는 그 장단의 난해함만큼이나 장단에 대한 이해와 높은 기량 없이는 구사하기 어려운 춤이다. 이번에는 한영숙춤 보존회 이사이며 이애주의 문하에서 활동한 안지현이 펼쳐보임으로써 정갈한 한영숙류 태평무의 세계를 선보인다.
2023
이 밖에도 이번 공연 관전 포인트는 전체 라이브로 진행되는 한국 음악에도 있다. 장장 40분에 달하는 승무의 대풍류와 살풀이 그리고 까다롭기로 이름난 도당굿장단 전체를 담당하며, 한국 전통음악을 이끌 젊은 악사들로 구성돼 있다. 또 아쟁산조(이관웅), 대금독주(이성준)를 연주함으로써 한국 음악의 깊이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2023년 전통춤 류파전 첫 번째 ‘한영숙류 이철진 춤’과 함께 11월 9일과 10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이매방류 정명숙 춤’과 ‘김숙자류 양길순 춤’이 펼쳐짐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전통춤의 원류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