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청년 실업률 개선 ‘허상’…양질 일자리 확보해야
데이터상 실업률 감소세에도 제조업 등 취업자는 줄어 세부 지표 활용 시 일용직‧단기계약직 증가 분석 나와
2024-09-21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청년 실업률 개선 통계가 허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일용직 형태의 취업 증가에 따른 결과로, 양질의 일자리 확보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채용업계에 따르면, 특히 숙박 및 외식 업종에서의 일용직 취업자 수 증가가 청년 실업률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도매 및 소매업과 제조업 등에서는 청년재 구직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일자리' 수치적으론 개선이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기준 청년 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통계청의 1분기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살펴보면 15~29살 청년 실업률은 6.7%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실업자 분류 기준을 구직기간 1주에서 4주로 바꾼 1999년 6월 이래 역대 1분기 중 가장 낮은 수치다.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졌다. 5월 청년층 실업자는 2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3000명 감소해 실업률은 5.8%로 1.4%포인트 하락했다. 6월의 실업률의 경우 5월보다 소폭 상승한 6.3%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침체기에서 벗어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1분기 기준 온라인 쇼핑·무인 점포 확대 등으로 일자리 직격탄을 맞은 도매 및 소매업(7만6000명 감소), 양질의 일자리가 모인 제조업(5만명 감소) 등의 청년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결국 전체 통계에서 일용직 및 단기계약직의 비중이 늘어 전체적인 실업률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경제활동참가율도 하락세다. 6월 기준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22년 6월 50.9%였다. 올해 6월은 50.2%로 오히려 0.7%포인트 감소했다. 6월 소득이 없는 비경제활동인구 부문에서도 ‘쉬었다’고 답한 20대는 1만2000명 순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전체적인 채용 시장에서의 허상은 지난 정부와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채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의 일자리 통계를 확인할 경우, 청년층의 등락보다 공공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장년층의 취업률이 전체적인 취업자 수 확대를 견인했다”면서 “여전히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개선 흐름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는 일부 개선된 양상을 보였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4.5%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6월 청년층의 실업률이 6.3%까지 치솟았지만, 8월에는 약 1.8%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앞선 조사들과 다르지 않았다.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이 5.5%(12만1000명)에 달한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도매 및 소매업(6만9000명 감소)과 제조업(6만9000명 감소)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1.5%씩 감소했다. 채용업계 관계자는 “채용 시장에서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현재 청년층의 특성상 대기업을 향한 인재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