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北 중대 도발 시 9·19 군사 합의 대응 조치"
국회 외통위 전체 회의 "합의는 남북 쌍방 준수가 중요…우리 안보에 불리"
2024-09-21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북한이 핵 실험 등 중대 도발 시 '9·19 남북 군사 합의' 파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합의를 명백히 어긴 것으로, 상황에 대응하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전체 회의에서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황이 안 좋으면 9·19 합의를 파기할 생각을 정부에서도 가지고 있나'라는 질의에 "합의는 남북 쌍방이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이어 북한의 7차 핵 실험을 대응 조치가 필요한 중대 도발의 예로 언급하며 "9·19 합의 정신을 북한이 명백히 어긴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정부도 대응해 적절한 대응 조치를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가진 정찰 자산, 휴전선 이남 작전 등을 못하게 함으로써 결론적으로 우리 안보에 불리한 합의라고 보고 있다"며 "이런 부분도 합의서를 볼 때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9·19 남북 군사 합의는 2018년 9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이 체결한 평양 공동 선언의 부속 합의서다. 최근 여권에서 북한의 잇따른 군사 도발 등으로 사실상 9‧19 군사 합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19일 "문제가 크다고 본다"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합의 당사자인 문 전 대통령은 19일 9‧19 평양 공동 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진보 정부에서 안보와 경제 성적이 월등히 좋았다"며 9‧19 합의에 따른 남북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비판하며 "남북 군사 합의 폐기는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