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시대전환 '동행' 선언…조정훈 "어떠한 역할도 맡겠다"
'자가당착' 비판에는 "기꺼이 감내하겠다"
2024-09-2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시대전환의 대표 조정훈 의원이 21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동행 서약식'을 갖고 국민의힘-시대전환 양당의 합당을 선언했다. 합당 절차가 완료되면 국민의힘 의석수는 111석에서 112석으로 늘어난다. 제3지대 중도정당을 표방했던 시대전환의 여당행으로 조 의원은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조 의원은 이날 서울 강서의 한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동행 서약식'에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반드시 승리하도록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국민의힘 합류 결정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새로운 신당 창당을 원하는 게 아니라 양대 정당이 크게 바뀌어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며 자신의 노선 변경을 정당화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힘과 시대전환이) 출발에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하나가 되는 모습이 (국민들께) 연대와 포용을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또 "조 의원은 국제 경제 전문가 출신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며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딱 부합한다"며 "국민의힘이 더욱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조 의원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당선 후 제명 절차를 밟아 시대전환으로 복당한 그는 위성정당행이 '제3지대를 구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며 양당 중심의 대결정치를 극복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범야권으로 분류되던 조 의원은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이견을 내며 '친여' 행보를 시작했고, '김건희 특검' 등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의힘과 정책적 기조를 맞춰왔다. 당선 초반 '좌도 우도 아닌 앞으로'라는 구호를 내건 조 의원의 '우향우'에 정치권에서는 "그동안의 행적이 있어 놀랍지는 않다"면서도 "원칙 없는 철새"라며 비판하는 분위기다. 정의당은 전일 이재랑 대변인 명의의 브리핑을 통해 "(조 의원의 국민의힘 합류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수치로 물들인 정략적 이해타산의 산물"이라며 무원칙의 범람으로 끝을 장식한 위성정당에 원죄가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당도 "(국민의힘과 시대전환 합당은) 원책도 책임도 실종된 적대적 공존의 양당정치를 강화한다"며 민주당이 과거 조 의원을 '묻지마 영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 의원은 이 같은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저에 대한 비판을 달게 받겠다"며 "그걸로 통합의 길을 열 수 있다면 기꺼이 감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