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능동형 CA 저장고 개발
농산물 생리상태 맞춰 산소와 이산화탄소 등 기체 환경 자동으로 조절
2024-09-22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농산물의 생리 상태에 따라 저장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능동형 시에이(CA) 저장고를 개발하고, 배추 장기저장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능동형 CA 저장시스템은 저장된 농산물의 생리적인 특성을 관찰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2세대 저장기술이다. 기존 CA 저장고는 설정값을 입력한 후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설정값과 다르면 기체를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개발한 저장고는 0.01% 단위까지 정밀하게 측정하는 산소 및 이산화탄소 감지기(센서)를 활용해 농산물의 호흡률을 계산한다. 이를 통해 농산물 생리 상태를 판단하고 산소 농도 설정값을 자동으로 변경해, 변경된 설정값에 따라 기체 농도를 조절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능동형 CA 저장고에 월동 배추와 봄 배추를 저장하는 현장 적용 시험을 ㈜풀무원과 함께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배추가격이 오르내리는 기간을 고려해 3개월 정도의 저장 상태를 목표로 하는데, 이번 시험에서는 능동형 CA 저장고를 ‘농산물 장기저장용 비축 저장고’로 사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기 위해 월동 배추를 9월까지 저장했다. 저장고의 산소 농도는 1~2.4%, 이산화탄소는 2~3.5% 범위에서 배추 호흡률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했으며, 월동 배추를 5개월 동안 저장고에 저장한 결과, 기존 저장방식보다 저장 중 무게 감소는 9.6%포인트, 1차 손질 후 손실률(정선손실률)은 7.3%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 손질 후 측정된 수분함량, 산도(pH), 사용할 수 있는 부분 등 주요 이화학적 품질은 저장 후 4~5개월까지 변화가 없었다. 이는 기존 저장방식보다 높은 신선도를 유지함을 뜻한다. 3개월간 저장한 봄배추는 기존 저장방식보다 무게 감소는 18.8%포인트 개선됐고, 이화학적 품질은 변화가 없었다. 단 배추 장기저장 전 물관 썩음 등 장해가 발견되면 일찍 출하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배추는 일 년 내내 생산되지만, 가격 변동 폭이 크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농산물 비축기지 내 CA 저장고를 사용하면 월동 배추를 9월까지 좋은 품질로 보관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금일 농업공학부에서 현장 평가회를 진행한다. 현장 평가회에서는 관련 산업체와 CA 저장고 사용 농가를 대상으로 CA 저장고 관리, 운영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CA 저장고 사용 농가 확대를 위한 협의체 구성방안도 논의한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손재용 과장은 “능동형 CA 저장고는 정교한 농산물 보육기(인큐베이터)라고 할 수 있다”면서 “천마, 자두, 사과 등 지역특화작목과 연계한 저장 품목 확대 연구를 비롯해 농산물 재배환경 맞춤 품질 예측기술을 적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한 수확 후 관리기술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