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체포안 가결' 혼란 '정면 돌파'···"이재명 사퇴 없다"

친명계 지도부, 22일 최고위서 '가결 의원' 맹비난 결집하는 친명계···"이재명 중심으로 검찰 독재 맞설 것"

2023-09-22     이태훈 기자
22일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원내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표면화되는 모습인데, 친명계는 "이재명 대표의 사퇴는 없다"고 못 박으며 혼란을 정면 돌파할 뜻을 밝혔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들어갔다. 지난 2월 부결됐던 1차 체포안 표결과 달리 이번 표결에선 재석 295명 중 찬성 149명, 반대 136명, 기권 6명, 무효 4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에서 최소 29표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표결 직후 의총에서 가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다만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 개인 문제로 사태가 불거졌는데, 왜 박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취지의 반발이 나왔다고 한다.

당을 이끌어야 하는 두 대표가 모두 자리를 비우며 민주당은 혼돈 상태에 빠졌다. 최고위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차기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했는데, 지도부 쇄신의 범위를 놓고도 이견이 분출되고 있다.

친명계는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당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이라고 규정했음에도, 일부 의원들이 가결표를 던진 것이 해당행위라는 주장이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맹비난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압도적 지지로 뽑힌 이재명 대표를 부정하고, 악의 소굴로 밀어 넣은 비열한 배신행위가 어제 벌어졌다"며 "검찰독재정권의 정적 제거, 야당 탄압 공작에 놀아난 것은 용납 불가한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의 사퇴는 없다"며 "저희 이재명 지도부는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이재명 곁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보호 움직임은 원내·외를 가리지 않고 일고 있다.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는 이 대표 체포안 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의 야당탄압 체포안에 동조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가결표를 던진 이유를 공개 천명하라"며 "부결표를 던진 136명의 의원들은 지도부와 긴밀히 소통하여 질서 있게 당을 수습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굳게 단결하여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며, 당원들을 향해서도 "절대 탈당하지 마시고, 당의 주인으로서 당 혁신에 함께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간 만큼,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관위 설치의 건을 당무위원회 안건으로 올렸다. 지도부가 새 원내지도부 구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선출 방식을 놓고도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