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시한폭탄, 우발부채로 관리해야”
정책금융공사 보고서 "준비되지 않으면 큰 위험요소"
2013-12-25 강수지 기자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통일비용을 우발 부채 요인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김대호 한국정책금융공사 책임연구원은 ‘재정위험과 통일비용’ 보고서를 통해 “통일은 그 발생 가능성과 당위성이 매우 높은 국가적 이벤트다”며 “통일비용을 우발 부채로서 공시하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25일 밝혔다.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국가채무는 중앙·지방정부가 직접적인 상환 의무 부담을 지는 ‘확정채무’만 포함하고 있다. 통일비용과 공무원연금·군인연금·국민연금·사학연금 관련 부채, 중앙은행·공기업 채무 등은 빠져 있다.때문에 지난 2011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420조5000억원) 비율은 3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02.9% 보다 낮다.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통일은 시한폭탄 같은 재정위험 요소인데도 정부는 공표하는 국가부채 지표에 이를 고려하거나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의 통일비용 추정치는 최소 72조5000억원(미국 랜드연구소)에서 최대 5850조원(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센터)으로 연구기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통일비용으로 5년간 약 1150억 마르크를 예상했지만 실제 지난 2009년까지 20년 동안 예상의 20배가 넘는 1조3000억∼1조6000억 유로로 늘어났다. 또 매년 독일 GDP의 약 4%인 1000억 유로를 옛 동독 지역에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지난 1996∼2000년 독일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통일 후유증 때문에 1.8%로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보다 1%포인트, 미국보다 2.3%포인트 낮기도 했다.김 연구원은 “독일은 적극적 경기대응과 일관성 있는 개혁 추진, 제조업의 경쟁력 우위 등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위험 요소가 됐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장기적·점진적 재원 마련으로 통일의 악영향을 최소화해야하며 통일 전부터 북한 산업과 자원, 사회기반시설(SOC)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