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이의리 엔트리 교체 80개 못 던진다고 보고 교체 결정"

항저우 야구대표팀, 소집 하루 앞두고 이의리 엔트리 제외

2023-09-23     신영욱 기자
류중일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류중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갑작스러운 투수 엔트리 교체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류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한 야구대표팀 첫 소집 훈련에서 "이의리 선수는 우리나라 최고 왼손 투수지만, 현재 상태로 70∼80개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결국 선발 투수로 80개 이상 못 던진다고 생각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의리(21·KIA 타이거즈)는 최고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왼손 투수로 입단 첫해인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시작으로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뽑혔던 선수다. 그는 지난 6월 발표된 대표팀 최종 24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었다. 다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일(22일) 부상 등을 이유로 이의리가 제 기량을 펼치기 어렵다고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하고 외야수 윤동희(20)를 넣었다. 어깨 부상과 손가락 물집으로 고전 중인 이의리는 지난달 22일 kt wiz 전을 시작으로 KBO리그에서 4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바 있다. 지난 21일 류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1분 복귀전인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5실점(4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다만 이의리의 제외가 부상 때문이라는 KBO의 발표에 대해 김종국 감독을 비롯한 KIA 구단은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류 감독은 "이의리 선수를 마지막에 교체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보름 전(9일 LG 트윈스전)에 물집으로 강판당하는 걸 봤고, 일주일 후에 손가락 상태를 봤다"고 전했다. 이어 "보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던지기 전의 물집 모습과 이후 모습을 보니 이 상태로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투수가 빠진 자리에 외야수를 새로 발탁한 것에 대해서는 "외야수가 대표팀에 3명뿐이라 만약의 상황에 강백호나 김혜성, 김지찬을 쓰겠다고 했지만 윤동희가 리그 막판 성적이 가장 좋아 뽑았다"고 설명했다. 야구대표팀의 이번 아시안게임 승부처는 대만전과 일본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과 예선 2차전에서 승리해 조 1위를 확보하고, 다시 결승에서 대만을 상대하는 게 최고 시나리오로 꼽힌다. 류 감독은 대만과의 예선 경기에 총력전으로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는 "결승전은 그때 가서 생각하더라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많은 점수를 뽑지는 못할 거라 생각한다. 중간 투수가 좋으니 2점에서 3점 차로 막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류 감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을 이끌며 금메달을 따낸 경험이 있다. 그는 "오늘 훈련 나오기 전에 선수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했다"며 "'이름은 접어놓고 유니폼 앞의 코리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부심을 갖자',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 '코치진과 선수단 모두 하나가 돼서 꼭 금메달을 따자'고 이야기했다"고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