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임명동의안, 25일 표결 무산되나…35년 만에 대법원장 공석

이재명 대표 체포안 가결 여파로 본회의 개최 불투명 24일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종료 이후 권한대행 체재

2024-09-24     이설아 기자
이균용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총사퇴하면서 25일로 예정돼있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인데, 35년 만의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에 여파가 우려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단의 총사퇴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및 각종 민생법안의 표결이 예정됐던 25일 본회의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 헌법상 대법원장 임명에는 국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김명수 대법원장의 24일 임기 만료 이후 사법부는 당분간 수장 공백을 맞이하게 된다. 대법원장 공석은 1988년 정기승 후보자 인준 부결 이후 35년 만이다. 다음 본회의는 추석 연휴가 지난 10월 첫째 주에 잡힐 가능성이 유력하다. 민주당이 연휴 전인 26일경 원내대표 선거를 치른다는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여야는 민주당 원내대표만 선출되면 시급한 현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를 빠르게 개최하겠다는 의사 합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만약 여야 협의가 결렬되면 다음 본회의 예정일은 약 한 달 뒤인 11월 9일이다. 또 본회의가 개최돼도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지난 21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채택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서 국민의힘은 '적격' 의견을 냈지만 민주당은 '부적격'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적임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처가 회사 비상장주식 미신고 △자녀 불법증여 및 특혜 인턴 논란 △성범죄자 감형 등의 공직 윤리 부족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인한 사법부 독립성 논란 등을 제기하며 이 후보자 임명 '부결'로 뜻을 모은 상태다. 현재 민주당은 국회 과반을 차지한 상태로, 본회의가 개최되고 임명동의안 표결을 시행한다고 해도 이 후보자의 임명은 사실상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새 후보자를 지명하고 임명 절차를 재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장 공석으로 당분간 선임 대법관인 안철상 대법관이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관례상 권한대행의 역할이 제한되기 때문에 법원 정기인사를 비롯해, 내년 초 있을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제청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전원합의체 선고 등 관련 재판들이 무기한 지연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