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맥주, 국내 맥주시장 판도 바꾸나
하이트진로 ‘퀸즈에일’ 성장세…오비맥주도 내년 1분기 출시
2013-12-25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라거맥주가 강세인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전유물로 알려진 에일맥주가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맥주업체들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에일맥주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 라거맥주와 에일맥주로 나뉜다. 라거맥주는 맥주통 위에서 저온에 발효한 것으로 톡 쏘는 맛이 특징인 반면, 에일맥주는 맥주통 아래에서 고온에 발효시킨 것으로 톡 쏘는 맛이 덜하고 묵직한 맛이 난다. 기네스, 호가든 등 주로 유럽산 맥주가 국내 에일맥주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국내 전체 맥주시장의 99%는 라거맥주가 차지하고 있으며, 에일맥주는 전체 맥주시장의 1%정도에 불과하다. 글로벌 맥주시장에서 에일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낮은 수치다.에일맥주시장에 가능성을 본 국내 대형 맥주업체들이 새로운 브랜드의 에일맥주를 내놓고 시장진입을 노리고 있다.하이트진로는 지난 9월 ‘퀸즈에일’을 출시하며 국내 에일맥주시장에 첫 도전장을 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브론드 타입, 비터 타입 등 두가지 타입으로 출시된 ‘퀸즈에일’은 지난 9월 대비 10월 매출이 52% 성장했고, 맥주 비수기인 11월에도 판매 매출이 전달 대비 19.2% 올랐다.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인 맥주연구소 덴마크 알렉시아와 함께 3년을 공들여 개발한 만큼 품질과 맛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향후 5년 내에 에일맥주의 비중을 3% 이상으로 확대하고 국내 에일 맥주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오비맥주는 이미 지난 2008년부터 벨기에 맥주 ‘호가든’으로부터 생산 라이센스를 획득,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들어갔다. 호가든은 2011년 대비 지난해 27.4%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12월 판매량 100만상자(500㎖병 20개 기준)를 돌파했다. 올해 10월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21.6% 성장했다.
더불어 오비맥주는 내년도 1/4분기에 새로운 브랜드의 에일맥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맥주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로 브랜드 강화와 마케팅 전략 수립에 힘을 쏟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이미 에일맥주 생산 라인이 잘 돼 있어 양질의 제품으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할 자신이 있다”며 “에일맥주 출시를 통해 2002년 월드컵 당시 올린 매출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하기 위해 모든 마케팅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대형 맥주업체들이 에일맥주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 업계는 날이 갈수록 더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수입맥주에 비해 품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받아왔던 국산 맥주가 에일맥주를 통해 반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에일맥주시장은 글로벌 에일맥주시장에 비해 전체 맥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격히 낮아 오히려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가격경쟁력 등 우려의 시각도 있다.앞서 지난 8월 호가든의 폭리 논란이 불거진 바 있고, 호가든과 퀸즈에일의 출고가가 각각 1833원(355㎖ 캔 기준), 1900원(330㎖ 브론드 타입 병 기준)에 달하는 등 국내 맥주가 수입맥주와의 가격경쟁력 면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