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법인차의 연두색 번호판 정책은 성공할까?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2024-09-24 기고
매일일보 = 기고 | 조만간 법인차 규제가 시작된다. 법인차는 무분별한 구입으로 세제 혜택을 크게 가져가면서 불평등을 자아내 불만이 컸던 사안이다. 과연 고가의 수입차를 중심으로 한 법인차에 대해 '연두색 번호판 도입'이 실질적인 규제가 될 수 있을까.
필자는 이에 대한 입장을 수백 번에 걸쳐서 문제점과 대안을 언급하곤 했다. 이미 약 15년 전에도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법인차에 대한 규제책을 언급했고 특히 고가 차량에 대한 각종 세금포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아예 법인차가 인정되지 않고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엄격한 운행대장 관리와 출퇴근 활용 금지, 대표 가족 등의 이용 금지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선진형 제도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 당시에 국회는 이것저것 따지면서 로비가 있었는지, 슬쩍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간 사안이다. 이번에는 아예 대통령 공약으로 새로운 번호판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필자는 이것의 양면적인 부분을 걱정하고 도리어 어두운 부분이 강조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우선 법인차의 긍정적인 부분이 마녀사냥식으로 확대되면서 도리어 모든 법인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확대되는 주홍글씨가 붙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이미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 등은 대부분 법인차 운행을 제대로 하고 있다. 반면 일부 중소기업 등은 초고가 수입 차량을 수시로 바꾸면서 세금 절세 방법으로 악용하고 있다. 초고가 수입차가 넘쳐나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에서 젊은 층의 운행은 거의 대부분이 법인차다. 그럼에도 연두색 번호판 도입으로 인해 정상적인 법인차 운행까지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것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한편으론 도리어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자랑스런 운행이 강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두색 번호판은 국내 여러 종류의 번호판 중 가장 미려하고 잘 드러나는 색깔을 지닌 번호판이다. 번호판의 형태나 색깔 등은 소비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이라 할 수 있으며, 도입하려는 연두색 번호판도 예외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두색 번호판은 미려하고 갖고 싶은 욕망도 있어서 도리어 자랑스럽게 이 번호판을 부착하면서 누구나 할 수 없는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상술한 양면적이고 극단적인 두 특성을 얼마나 제대로 인착시키는 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한 가지 문제는 새로운 번호판 도입에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새롭게 검증해야 하고 다른 색 번호판 대비 눈에 띄어 본래의 기능도 살리면서 기존 번호판과 상충되지도 말아야 한다. 최근 전기차 번호판인 파란색 바탕에 검정 글씨의 경우도 수개월의 기간과 큰 비용이 소요된 바 있다.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연두색 번호판 대상의 합리적인 범위와 윤리적인 부분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선진국의 각종 사례를 통해 보완하는 부분이 중요할 것이다. 더불어 그동안 문제가 계속 제기되어 왔던 법인차 문제를 선진형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