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태풍 피해간 이인영 SSG닷컴 대표, 성공적 홀로서기 할까
짧은 재임기간, 조직 분위기 안정 등 영향 유임 성공 수익성 개선 넘어 흑자 전환 과제로…내년 검증대
2024-09-25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인영 SSG닷컴 공동대표가 올해 그룹계열사 임원 정기 인사 태풍을 피해 단일대표에 오른 가운데, 흑자 전환이란 중대한 과제를 안고 경영능력 시험대 위에 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20일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그룹 내 대표의 약 40%가 물갈이되는 초강수 인사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연임까지 성공했던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공동대표는 임기를 약 2년 반 남겨두고 자리를 떠나게 됐다. 한때 최대 인수합병(M&A) 금액 3조 6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지마켓 인수를 진두지휘하고, 이마트 창사 27년 만에 연매출 20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노력의 결실도 맺었지만, 이번 인사 칼날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강 대표가 해임된 배경으로 지지부진한 이마트 실적, 통합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성과 미진 등이 거론된다. 반면, 이인영 SSG닷컴 대표의 경우 직을 유지하는 데에 성공했다. 대표로 선임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경영능력을 입증하기엔 시기상조로 조직 분위기 안정 측면에서도 유임에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회계사 출신 재무통으로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2006년 지마켓에 입사한 뒤 재무부문장, 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지마켓이 신세계그룹에 흡수되자 SSG닷컴 운영부문총괄과 지마켓 지원본부장을 도맡아왔다. 외부인재인 이인영 대표가 그룹 내 기대를 받는 만큼, 단일대표로서 어떻게 SSG닷컴을 이끌어갈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특히, 성과·능력주의에 기반한 엄중한 인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내년이면 이 대표도 경영능력을 평가받는 검증대에 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대표체제는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최근 빠르게 변하는 유통 트렌드와 변수에 기민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단독적인 결정을 내리는 구조로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되는데, 이 대표가 이커머스 업계 재무 전문가로서 쌓아온 전문성을 토대로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주도하는 SSG닷컴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을 큰폭 향상했으나 흑자 전환은 끝내 이루진 못했다. 올 2분기 SSG닷컴의 영업손실은 전년동기대비 222억원 개선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증가한 4270억원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둔화로 국내 유통 업황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내실 위주 전략을 펼쳐 선방했다는 평도 나온다. SSG닷컴은 하반기에도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가 하면 외형 성장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신선식품 품질관리 역량을 높이면서 산지 직송·상품 구색을 늘려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패션·명품·뷰티에 대해선 상품 신뢰도를 제고하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인공지능(AI) 기반 광고서비스를 강화해 부가 수익도 창출하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중심의 ‘균형 성장’ 전략을 중심으로 4분기 연속 큰 폭으로 적자를 개선했다”면서, “하반기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핵심 과제로 매출을 늘리면서도 수익성도 함께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