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vs점주, ‘버거킹 갑질 논란’ 두고 갑론을박
카드 수수료 부담 막대…가맹업계 “대금 현금결제는 일반적” ‘월 3회 상경’ 지방 소재 점주 분노…“본사의 점주 길들이기”
2024-09-25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최근 불거진 버거킹의 ‘물품대금 결제 갑질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업계와 점주들의 시선이 극명하게 갈려 주목된다.
앞서 버거킹 본사는 지난 14일부터 물품대금 결제 방식을 ‘월 3회 본사 방문’ 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엔 현금 및 카드 유선 승인 결제를 모두 허용해왔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전국 가맹점주들은 매달 10일, 20일, 말일 총 세 차례에 걸쳐 서울 종로 본사에 직접 방문해 물품대금을 결제해야한다. 사실상 카드결제를 금지하고, 현금결제만 가능하도록 운영 시스템을 전환했단 해석이 나온다. 결제 방식이 바뀐 후 첫 대금일인 지난 20일 전국 버거킹 가맹점주들은 종로 본사 내 교육장에 집결했다. 대부분의 점주들은 물품대금 결제를 거부하며 본사에 항의했다. 이후 버거킹 가맹점주협의회는 결제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며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본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버거킹 갑질 논란의 최대 관점 포인트로 ‘본사 직접 방문’ 시스템이 꼽힌다. 현금 결제 부분에 대해선 시장 관례이자, 통상적인 방식이란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물품대금 결제 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 현금 및 카드 결제 모두 허용하고 있는 곳은 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맹업계 관계자는 “본사는 영세 사업자가 아니기에 카드 수수료 부담이 매우 커, 전화로 담당자에게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주는 식으로 물품대금 결제를 허용했던 것은 버거킹이 점주들에게 큰 편의를 봐줬던 것”이라면서 “다만 지방 점주들에게 월 3회 모두 본사에 직접 방문하란 건 융통성이 부족했고, 이것이 점주들을 특히 분노케 한 요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버거킹 지점은 대부분 직영점으로, 가맹점은 3군데다. 나머지 지방 소재 120여개 가맹점의 점주들은 물품대금을 결제하기 위해 매달 3회 상경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 비용적 부담이 따른단 게 버거킹 점주들의 주장이다. 정해진 날짜를 지키지 못할 시 패널티도 적용된다. 본사는 구체적으로 △변제기로부터 10일 이내 채무 전액을 지급할 경우 지체된 채무액 및 지체된 일수에 대한 연 1% 상당 위약벌 △상품공급대금 기타 상품공급 관련 채무액의 변제기로부터 10일을 경과한 경우 지체된 채무액 및 지체된 일수에 대한 연 3% 상당 위약벌 △30일을 초과해 지급한 경우, 지체된 채무액 및 지체된 일수에 대한 연 3% 위약벌과 30일 초과하는 일수에 대해 연 22%의 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해 납입 등의 조건을 점주들에게 안내했다. 점주들은 지방 지역 매장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슈퍼바이저들을 통한 무선 카드 리더기 결제 등 구체적인 카드 결제 시스템 구축 방안을 건의했지만, 본사는 답변하지 않고 있다. 버거킹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원부자재값, 인건비, 임대료 등 경영제반 비용 부담 상승으로 수지가 악화돼 대부분의 점주들이 직접 근무하고 있어, 서울 본사에서 직접 물품대금 결제를 하란 것은 매장을 휴업하거나 직원을 추가 고용하란 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며 “이번 본사의 지침은 가맹점주 길들이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라고 규탄했다. 버거킹 본사의 입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버거킹 본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신용카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유선 승인 방식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단 입장이다. 본사가 인용한 여신금융협회가 마련하고 있는 신용카드가맹점 표준약관에 따르면, 신용카드 거래 시 유효한 실물 카드 제시를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용카드회원이 신용카드 거래를 하기 위해선 신용카드사 가맹점에 “카드를 제시하고 매출전표에 카드상의 서명과 동일한 서명을 해야한다”고 명시됐다. 버거킹 본사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여신금융협회 표준약관 등에 따라 신용카드 거래는 신용카드회원이 현장에서 실물 카드를 제시해 거래하 게 원칙”이라며 “관련 업계 대부분이 현금 결제만 가능하며, 버거킹과 같이 아주 일부 회사만 현금 및 카드 결제 모두 허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