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KB 일군 윤종규 “글로벌 순위 60권 아쉬워”
“지배구조 정답없어...각 기업에 맞게 육성해야”
2024-09-25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재임 기간 중 성과로 리딩금융지주 탈환과 인수합병으로 인한 비은행 강화, 탄탄한 경영승계 구조 구축 등을 꼽고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글로벌 순위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014년 처음 회장에 취임했을 때 KB는 1등을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었고 녹록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처음 KB금융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9년간 KB금융그룹을 이끌었다. 윤 회장은 “임기 첫 3년은 국민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3년은 ‘KB금융그룹을 부동의 리딩금융으로’, 마지막 3년은 ‘탄탄한 경영승계절차 구축’을 목표로 삼았고 LIG손해보험·현대증권·푸르덴셜 생명을 인수해 비은행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CEO 승계 프로그램을 정착하면서 이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윤 회장은 지난 9년간의 성과와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회장은 “지난 9년을 되돌아보면 고객, 직원께서 함께 달려주신 덕분에 리딩 금융그룹이 됐다는 점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며 “그런 과정에서 KB금융그룹뿐 아니라 우리 금융계 전체가 수익성 부분에서 훨씬 튼튼해져 코로나 이후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했는데,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시장을 함께 이끌며 달려온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리딩 금융그룹이지만 (금융그룹의) 세계 순위로는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며 “양종희 내정자께서 한 단계 더 진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 규모로 20위 권 내에 들려면 2.5배가 성장해야 하는데 개별 금융 그룹 차원에서 해결 가능한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2년에 ‘금융의 삼성’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처음 했는데,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가 생각해보면 씁쓸한 생각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사마다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고도 말했다. 윤 회장은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옳은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각 회사의 연혁, 처한 상황, 업종 특성, 문화 등의 차이를 고려해 차이에 맞게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B의 경우 저와 이사회가 긴밀하게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임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윤 회장은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다”며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고 하면서, 3년·6년마다 (CEO가) 바뀌는데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장기전 안목에서 어떻게 하겠나”고 반문했다. 윤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CI와 맞추기 위해 9년간 노란색 이외의 넥타이를 매본 적이 없다”며 “친구가 가끔 ‘네 몸에는 노란 피가 흐르는 거 아니냐’고 놀리기도 하는데 KB의 상징색인 노랑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