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글로벌 AI 기업 도약 선언…2028년 매출 25조 목표

AI 인프라·AIX·AI서비스 중심 '피라미드 전략'으로 재도약 시동 글로벌향 AI 개인비서로 세계 시장 정조준…헬스케어 등 영역 확장 자강·협력 투트랙 전략 추진…2028년까지 AI 관련 투자 3배 확대

2024-09-26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SK텔레콤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관련 사업 투자 비중을 3배 확대하면서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AI 비서 서비스·통신사 특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내세워 자체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전방위 협력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은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AI 컴퍼니 실행력을 가속화하겠다"며 "AI 관련 리소스 투자도 지속 확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출범 1주년을 맞은 AI 비서 A.(에이닷)의 정식 출시를 발표하고 AI 사업 방향과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에이닷과 ‘에이닷 엑스 LLM’, AI 반도체 사피온을 포함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통신사들과 결성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오픈AI(MS), 앤트로픽 등 글로벌 플레이어와의 제휴 확대, 국내 유망한 AI 기업들과 만든 K-AI 얼라이언스 등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AI 인프라와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반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도 발표했다. 자사의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立志)’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協力)’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한국어·토종 LLM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LLM 시장은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아마존으로 정리되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 자체 개발과 협력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먼저 AI 인프라 영역에는 데이터센터·반도체·멀티 LLM 등이 포함됐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과 수소 연료전지 등 에너지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피온의 신경망 처리 장치(NPU), 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을 패키징해 더 높은 마진율을 내는 AI 호스팅 사업으로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과 기술, 글로벌 CSP와의 관계 등의 강점과 로컬 파트너와의 보유 부지, 클라이언트 관리 역량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확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AI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 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연내 출시한다. SK텔레콤은 AI 기술 브랜드명을 ‘에이닷엑스(A.X)’로 확정했으며, 초거대언어모델 이름도 ‘에이닷엑스(A.X) LLM’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LLM 전략은 ‘자강’과 ‘협력’ 투트랙으로 실행한다. 수십년간 축적해 온 양질의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한편 앤트로픽·오픈AI·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플레이어들과 공동전선도 구축한다. 이와 관련 미국 AI 혁신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양사는 한국어·영어·독일어 등 다국어 LLM을 개발해 통신사 특화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브로드밴드·엔터프라이즈 등 핵심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AIX를 통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SK텔레콤은 자사의 AI 역량을 모빌리티, AI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영역까지 확장하며 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마케팅, 고객센터에 콘택트센터(AICC) 등 AI를 접목하고, 네트워크 인프라를 AI 기반으로 운영 효율을 높임으로써 약 20~30% 이상의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 SK브로드밴드 Btv를 AI tv로 진화시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TV가 개인을 식별해서 개인화된 TV를 보여주는 ‘AI 큐레이션’, AI 에이전트와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AI 홈’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SK텔레콤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선보인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을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했다. '개인 AI 비서'를 표방하는 에이닷은 통신사가 보유한 인프라와 기술을 활용한 'AI 전화'를 핵심 서비스로 내세웠다. 통화 맥락 이해와 추론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 이외에도 기상·출근·취침 등 생활 전반 일상에 AI를 결합할 예정이며, 이달 중 AI 수면 관리, AI 뮤직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이 고객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혁신하고 일상과 AI 서비스 연결을 확대해 ‘나만의 AI 개인비서’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은 글로벌향 AI 개인 비서(PAA)를 개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했으며, 통신사 특화 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 대표는"현재도 AI 골드러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고 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발전해 나갈 SK텔레콤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